[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저도 어색했죠."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서 '필승조'로 제 몫을 하고 있는 구승민은 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자리에 함께했다.
이날 경기 전 시구자로 나선 뮤지컬 배우 손지수 씨를 돕기 위해서다. 손 씨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았다.
오페라의 유령의 부산 공연을 기념하기 위해 시구가 마련됐고 손 씨가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구승민은 손 씨의 시구 준비를 도왔다.
구승민이 '시구 도우미'로 나선 이유가 있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은 13년 만에 그리고 부산에서 22년 만에 성사됐다. 손 씨는 이런 의미를 담아 이날 등번호 '22'가 새겨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시구를 했다.
22는 구승민의 등번호다. 그는 신인 시절이던 2013년 43번을 달았다가 2015년 70번으로 변경했다. 22는 선배 김대우(은퇴)가 사용했다가 2018년 구승민에게 넘겼다.
구승민은 "그동안 시구 강습은 지켜보기만 했는데 이번에 직접 하게 됐다. 처음이라 나도 어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손 씨에 대해 "짧은 시간 간단하게 봤는데 기본적으로 자세가 좋더라"며 "세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공을)잘 던졌다"고 얘기했다.
구승민은 "이번에 부산에서 하는 공연도 성공적으로 마치길 바라고 무대 위에서 모습 또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구승민은 이날 미운드 위에 오를 기회는 없었다. 롯데가 두산에 2-5로 패해서다.
그러나 롯데는 두산과 이번 주중 홈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 위 닝시리즈를 거두며 기분좋게 수원 원정길에 올랐다. 구승민은 10일 두산전에 나와 1.1이닝 무실점을 기록, 홀드 하나를 더하며 롯데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두산과 3연전 마지막 날인 11일에도 등판했는데 이번에는 홀드를 올리지 못했다.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이날 연장 접전 끝에 10회말 나온 노진혁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에 7-6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4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시즌 개막전 연장 끝내기 패배를 설욕했다. 롯데는 12일부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주말 3연전 일정에 들어간다.
9홀드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구승민도 늘 그랬던 것처럼 등판 대기에 들어간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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