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연임에 성공할 것인가. 지난 3년간의 경영 성적을 보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통신 업계의 시각이다. 취임 이후 실적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를 이끌어낸 데다 통신기업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디지코(DIGICO)'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변수는 정치적 외풍(外風)이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KT ]](https://image.inews24.com/v1/17e9bdcdaee8c3.jpg)
KT는 때만 되면 'CEO 리스크'에 휩싸였던 게 사실이다. 정치권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CEO로 앉히려는 후진적인 행태가 반복된 탓이다. 2002년 민영화 이후에도 이런 구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연임 의사를 스스로 접었던 이용경 KT 초대 사장을 제외하고 2대 남중수 KT 사장과 3대 이석채 회장, 4대 황창규 회장은 그렇게 외풍에 시달리다가 결국 물러났다.
남중수 전 KT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KT 대표로 취임했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납품비리 의혹을 받고 뇌물죄로 구속되며 사임했다. 이명박 정부 인사로 알려진 이석채 전 KT 회장도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취임한 황창규 전 회장은 문재인 정권 들어 국회의원들에게 '상품권 깡' 후원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불거지는 'CEO 리스크'는 KT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주들에게도 상당한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보다는 정권 교체에 따른 경영 불안이 KT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CEO 리스크가 KT의 주가 상승을 방해하는 요인"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실제로 이석채 전 회장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주가는 한달간 7% 급락했다. 황창규 전 회장 퇴임 전후에도 KT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20년 1월 2만6천원을 웃돌던 주가는 3월 2만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CEO 리스크가 KT 본연의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것은 물론 주주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KT ]](https://image.inews24.com/v1/c00935ff64bfd8.jpg)
KT를 향한 정치적 외풍이 결국 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결집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외부 세력의 입김을 차단하기 위해 이사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소유분산 기업은 주인이 없는 기업이 아니다. 주인이 없다는 인식이 무분별한 개입을 부르는 것"이라며 "이사회의 실질적인 기능을 강화해 KT 내부에서 경영진을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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