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이른바 '3고'가 몰고 오는 퍼펙트스톰(복합위기)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 업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면서 업체들은 인력 감축, 감산 등으로 비용 절감에 나섰다.
26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3.6% 감소한 5천960억 달러(약 760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가트너는 세계 경제 둔화와 수요 감소가 내년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예상했다.
![마이크론 텍사스 사옥 [사진=마이크론 ]](https://image.inews24.com/v1/37e2aeac6b2fe5.jpg)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TV와 PC 수요 감소로 만만치 않게 어둡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투자 취소와 지연으로 2021~2026년 글로벌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캐파)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부품 업체들은 인력을 감축해 인건비 절감부터 나서고 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내년 전체 직원의 10%를 줄이고,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연중 상여금도 중단한다. 마이크론은 전 세계에 직원 약 4만8천 명을 두고 있다. 지난달 마이크론은 내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20% 감축한다고 밝혔는데 시장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자 대규모 해고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지난 9~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41억 달러(약 5조2천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2억900만 달러(약 2천600억원)에 달했다.
인텔도 지난 10월 정리해고를 포함해 향후 3년간 100억 달러(약 12조8천억원)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와 퀄컴 역시 고용 규모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하반기부터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인 5조원대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영업손실이 1조원에 달한다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연말 성과급을 상반기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 각종 비용 절감에 나섰다. SK하이닉스 내년도 투자 규모를 50% 줄이고 감산도 검토 중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임원 예산을 기존 대비 50%, 팀장은 30% 각각 줄이기로 했다.
![마이크론 텍사스 사옥 [사진=마이크론 ]](https://image.inews24.com/v1/8aa23a228bf69e.jpg)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임직원들의 희망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와 LG화학 등 다른 계열사에 전환 배치를 신청할 수 있다고 공지한 데 이어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3~7개월씩 자율 휴직을 하게 하는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내년 시장 불확실성이 커 투자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17~25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국내 투자계획을 물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100개사)의 48.0%가 내년도 투자 계획이 없거나(10.0%),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한(38.0%)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외 막론 경기 침체가 심해 내년 업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인력과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며 버텨야겠지만 소비 시장도 위축되고 있어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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