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주택시장 하락으로 부동산금융 부실위험이 커지면서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을 늘려온 저축은행과 여전사, 증권사 등 비은행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9월말 금융권의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2천696조6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25.9% 수준이다.
부동산 금융에서 가계대출 잔액은 1천297조6천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 대비 48.1%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선 3.5% 증가했다. 주택연금과 전세보증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기업대출 잔액은 1천74조4천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 중 39.8%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선 17.3% 증가했다.
부동산금융에서 기업 대출이 크게 늘어난 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이다. PF는 대규모자금이 필요한 사업에 은행 등 금융기관이 사업의 미래 가치 등을 보고 담보 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증권사들이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PF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9월 말 금융권의 PF 익스포저 규모는 163조4천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2% 증가했다. 이 중 비은행권의 PF 대출 잔액은 85조8천억원으로 지난 2013년 대비 522.4% 증가했다. 은행권(30조8천억원)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이다.
비은행권에서 PF 위험이 큰 업권은 저축은행이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대출 비중이 75.69%로 높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대출 비중이 10.5%에 그친다. 증권사의 경우 35.8%, 여전사의 경우 39.9%, 보험사의 경우 43.5%다.
문제는 비은행권이 PF 대출을 내어주며 취급한 부동산이 아파트보다는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업용 관련 시설이 많다는 점이다. 6월 말 은행의 PF대출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6.6%에 이른다. 반면 여전사는 34.5%, 증권사 21.6%, 저축은행 15.1%에 그친다.
이대건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장은 "시장금리 상승과 맞물린 부동산시장 둔화 우려는 각종 부동산 PF 사업의 수익성 전망을 악화 시켜 증권회사, 건설사 등의 유동성 리스크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또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미분양 증대 등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는 건설 및 부동산 기업의 채무 상환능력을 약화시켜 관련 익스포저가 큰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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