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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개미 반발에 금투세 유예?…정부·국회도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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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증시 큰손 떠날 우려…증권사, 전산 시스템 구축 어려움 가중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여부에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 도입으로 주식시장의 '큰손'들이 떠나게 되면 증시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금투세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를 2년간 유예해 2025년 도입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시황판. [사진=아이뉴스24 DB]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를 2년간 유예해 2025년 도입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시황판. [사진=아이뉴스24 DB]

16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국민의힘)은 최근 증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을 감안,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투세를 2년간 유예해 2025년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라고 맞서며, 예정대로 내년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투세 도입 유예는 상위 1%를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말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 등 금융투자상품으로 일정 금액(주식 5천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릴 경우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내도록 설계된 제도다.

이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침체 장기화 국면에서 금투세 시행이 증시의 추세적 하락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를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국내 증시가 해외 주식시장보다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세율마저 높아지면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 금투세 도입을 유예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5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금투세를 유예하지 않을 경우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낙선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금투세의 최고세율은 27.5%인데, 미국의 경우 최고세율이 22%"라면서 "주식시장 큰손들이 세금을 더 내면서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머물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금투세 대상이 1%에 불과하기 때문에 강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1%가 빠져나가면 피해는 고스란히 나머지 99%의 개인투자자들이 보게 된다"며 "주식시장은 심리가 중요한데, 금투세 도입에 따라 하락장이 올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서로 먼저 탈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금투세 유예안을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유예하자는 정부·여당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증권사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투세와 관련해 단순히 전산 시스템만 구축하는데 6개월 정도 걸린다"며 "이 기간은 단순히 전산 시스템 구축에만 소요되는 것이고, 펀드나 주식 이외의 상품들마다 업무 처리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론 더 오랜 기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금투세 도입이 확정되기 전까지 테스트 비용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미리 시스템을 갖춰 놓을 수도 없다"면서 "만약 금투세 관련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바뀔 경우 시스템 변경에 또다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투세 도입에 따른 효과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아이뉴스24 DB]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투세 도입에 따른 효과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아이뉴스24 DB]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투세 도입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는 금투세 대상이 1%에 불과하기 때문에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섣부른 결정으로 보인다"며 "종합부동산세도 처음엔 그 대상이 얼마되지 않았지만, 집값이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과세 대상이 된 것처럼, 향후 금투세와 관련해서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 증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금투세는 시행 시기를 미루는 게 좋다"면서 "무엇보다도 국내 자본시장이 태동기에 불과할 만큼 작기 때문에 금투세 도입 자체가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투세 도입의 긍정적 측면도 존재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투세를 도입할 경우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이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되고, 장기 투자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문화가 양도차익 수익률에만 집중하면 주식시장에 단기 투자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며 "거래세를 낮춘다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유도하게 돼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더 환영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거래세 인하가 동반돼야 한다"며 "지금 당장은 시장 변동성이 크고, 금융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정부의 유예안이 투자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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