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가 올해 상반기에도 월풀을 꺾고 세계 가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원자재값·물류비 인상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월풀과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공개한 2분기 잠정실적의 매출은 19조4천720억원, 영업이익은 7천917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 감소한 수준이다.
부문별 사업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매출은 7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은 4천억원 중반대로 관측하고 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15조원 후반대, 영업이익 8천억원 후반대가 예상된다.
LG전자와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월풀은 상반기 12조원 중반대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3조원가량의 격차를 보이는 셈이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올해 연간으로도 무난하게 월풀을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반기 매출은 월풀이 LG전자를 앞설 것으로 보이나 1조원 이하의 격차가 예상되는 만큼 LG전자의 우세에 힘이 실린다.
다만 영업이익에서는 월풀이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월풀은 북미, 유럽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LG전자에 비해 제품군이 많지 않아 수익성 관리가 비교적 용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풀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원 초반대로, LG전자보다 3천억원가량 높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영업이익에서는 월풀을 앞서왔지만,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월풀에게 밀리는 모습이다.
실제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13.5%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2분기 9.6%, 3분기 7.2%, 4분기 2.4%까지 떨어진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는 5.6%로 회복하는 듯싶었지만, 2분기에 다시금 5.2%로 소폭 떨어졌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2%에서 올해 4.5%로 줄어들 전망이다.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수요 침체가 겹친 만큼 하반기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불안정한 중국 시장,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지속되며 하반기 세트의 양적 성장도 불투명하다"며 "TV와 가전의 유통 재고는 통상 수준 대비 높으며,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를 줄이기 쉽지 않고 물류비 역시 높은 수준에서 보합권인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가전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종전 추정을 소폭 상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은 하락했지만, 매출이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며, 프리미엄 비중 확대로 전체 성장이 유효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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