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김서온 기자] 부산 신축 아파트 지하에서 바닷물 유입되면서 입주민 안전문제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부실시공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현장소장은 사전점검 당시 드러난 부실시공에 거세게 반발하는 입주민에게 준공일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시공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단지는 이례적으로 두차례 사전점검을 진행했다.
20일 입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에서 혹파리 및 곰팡이, 알 사체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싱크대 상판지지쫄대를 비롯해 붙박이장 등에서 곰팡이가 발견됐고, 곰팡이를 숙주로 삼는 혹파리떼가 출몰했다.
파티클보드(나무조각이나 톱밥에 접착제를 섞어 고온고압으로 압착시켜 만든 가공재)에 혹파리 알들이 부화하며 유충이 탈각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가구를 설치하기 위해 자재와 부품 등을 가져와 보관하는 과정에서 외부 습기에 노출돼 곰팡이와 혹파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혹파리 사체가 식탁과 정수기, 아기용품, 화장대 등에 발견되면서 입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입주민들은 자체 사설 방역업체를 불러 자체적인 조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이 제보자의 설명이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전체 846세대 중 130세대가 혹파리 피해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혹파리는 파리목 혹파리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매우 작고 검은색이다. 유충은 노란색을 띤다.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한 번 나타나면 박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 동탄신도시, 김포, 인천 검단신도시 등 혹파리가 발견된 아파트 대부분 가구교체를 받았다.
입주민들은 대우건설이 원가절감을 위해 저렴한 가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아파트 지하 공용부에 해수가 유입되면서 보관된 가구에 곰팡이가 급속도로 번졌다고 지적한다. 한 입주민은 "밥상이나 가구, 가전 등 곳곳에서 혹파리 사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입주민들은 가뜩이나 해수 유입으로 안전성 논란이 대두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혹파리떼의 집안 점령으로 이중고를 앓게 됐다. 해당 단지 4개 동 지하 공용부문에 해수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의 경우 콘크리트와 철근을 부식시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보니 입주민과 지역사회는 한국판 챔플레인 사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챔플레인 사고는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 해안가에 위치한 콘도가 지반침하와 해풍에 의한 철근 구조 부식으로 붕괴,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대부분 입주민들은 이같은 상황을 예견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지난 3월에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각종 부실시공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집안 누수, 도배 및 벽지불량 등 기본하자는 물론 외벽 벌어짐, 콘센트 덮개 밀폐 불가능 등 황당한 하자도 발견됐다.
현장소장은 준공기일을 맞추기 위한 부실시공을 시인하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사전점검 당시 드러난 부실시공에 분노해 대우건설과 미팅을 가졌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현장소장은 자재 업체들이 부도가 나면서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대우건설 측은 이례적으로 사전점검을 두차례 진행했다.
현장소장은 "유례없는 자재비 상승으로 인해 올해 1월 내장업체가 준부도 상태가 돼 내장공사가 정지됐고 선행공정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석공사 업체도 2차례나 바뀌는 등 하자보수를 하나도 처리하지 못했다"며 "법적으로 준공 45일 이전에 사전점검행사를 진행해야 해 준공을 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시급한 사안인 만큼 본사 하자 담당부서에서 팀을 꾸려 현장에 급파했고 품질담당 임원과 부장이 점검을 시작했다"며 "곰팡이 등 세대하자 역시 전체적으로 조사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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