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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하자記] '오션시티 푸르지오' 한국판 챔플레인?…입주 2개월 만에 지하층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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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침수·혹파리·곰팡이 3종 세트에 입주민 고통…대우건설 "바닷물 아닌 지하수" 해명

[아이뉴스24 김서온, 이영웅 기자]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 아파트 지하에서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4년 전 부산에서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와 같이 매립지 위에 들어선 또 다른 아파트의 비슷한 하자가 다수 포착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한국판 챔플레인 사건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챔플레인 사건은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 일원 해안가에 위치한 고급 콘도가 지반침하와 해풍에 의한 철근 구조의 부식 등으로 갑자기 붕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우건설은 바닷가에서 불과 15m 떨어진 이 단지를 '초고층 오션뷰'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17일 오션시티 푸르지오 입주민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시공한 이 아파트 4개 동 지하 3층 주차장이 바닷물로 의심되는 물이 유입되면서 전체 발목까지 차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의 지하 1~3층은 해수면 아래로 지어졌으며, 지하 침수뿐만 아니라 지난달 진행된 입주민 자체 조사 결과 170여 세대 중 100여 세대 내에는 곰팡이와 곰팡이를 숙주로 삼는 혹파리가 발견됐다. 입주민들은 지하층에 유입된 물에서 짠맛과 비린내가 나는 것을 토대로 바닷물이 건물 내부에 유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건설 CI.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CI. [사진=대우건설]

침수와 함께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철근도 붉게 부식하면서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커지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바닷물이 절대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대우건설은 "바닷물이 아닌 지하수"라며 "곰팡이는 아파트가 해변가에 있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불과 입주 2달이 지난 시점이다.

이 단지의 입주민들이 지하공간 침수와 혹파리, 곰팡이로 고통받고 있는 와중 지난 13일 대우건설은 공식 블로그에 '바다와 바람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40개월 적정 공기 준수 달성을 위해 전 직원이 힘을 모아 또 하나의 푸르지오 작품을 탄생시켰다'며 이 단지 준공을 자화자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에 입주민들은 "현장소장은 곰팡이와 벌레로 괴로워하는 입주민을 상황을 알려도 묵묵부답했다", "딱 입주 이후 일주일 행복했다. 세대 가구마다 곰팡이에 벌레까지 이게 무슨 1군 건설사냐", "천혜의 자연을 지하 3층에 고스란히 담았냐", "치하침수·곰팡이·혹파리 3종세트로 남의 재산에 피해 입혀 놓고 이게 자랑스러운 건가", "다신 수주하지 마라. 자화자찬 글이라니, 낯짝도 두껍다"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우건설은 본사에 있는 하자 담당 부서에서 팀을 별도로 꾸려 현장에 급파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급한 사안인 만큼 본사 하자 담당부서에서 팀을 꾸려 현장에 급파했고 품질담당 임원과 부장이 점검을 시작했다"며 "누수 원인을 빠르게 파악해서 조치하고 곰팡이 등 세대하자 역시 전체적으로 조사겠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대우건설 푸르지오 신축 아파트에서 발생한 상황과 동일하게 지난 2018년에도 바닷가를 끼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에서 물난리가 나며 주민을 떨게 했다. 이 단지 역시 대우건설 푸르지오 단지와 같은 바닷가와 인접해 있으며, 매립지 위에 지어졌다.

지난 2018년 IS동서가 부산 남구 용호만 매립지에 건설한 초고층 아파트에서는 입주 시작과 함께 주차장 벽면에서 물이 새, 펌프로 물을 빼내야 할 정도의 하자가 발생해 입주민의 분통을 샀다. 누수뿐만 아니라 입주 이틀째임에도 벽 곳곳에 곰팡이와 백화현상도 발생했다.

이 단지 역시 바닷가와 직선거리 기준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입주민들은 빗물이나 일반 물성분이 아닌 소금물이라고 주장하며, 이 때문에 부식이 몇 배로 빨라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바다와 가깝고 매립지 위에 지어진 입지 특성상 강한 바람과 염분, 침수를 고려해 시공에 더 공을 들여야 하지만, 입주 두 달 차에 속속 드러나기 시작한 심각한 문제로 푸르지오 입주민들의 불안과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자칫하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98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자를 발생시킨 콘도미니엄 형태의 챔플레인 고가 주택 붕괴 사건 역시 지반침하로 인한 붕괴와 바다 바람에 의한 철근 구조의 부식이 가장 유력한 붕괴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플로리다 아파트 점검보고서에 따르면 야외 수영장 콘크리트판이 심각하게 훼손,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에 금이 간 부위, 창문과 발코니 문틈으로 물이 샘, 발코니의 콘크리트 부식 등이 발견됐다.

또한, 바닷물 입자 유입으로 인한 철근 부식이 문제점으로 거론, 물이 샌다는 주민들의 불만 사항과 발코니 등 콘크리트가 부식된 상태라는 내용도 보고서에 기재돼 있었으나,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안가를 끼고 있는 건축물의 경우 강한 해풍과 염분으로 부식이 빠른 것은 물론 외관은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나, 지반침하(지반이 여러 요인에 의해 침하하는 현상)가 쉽게 발생한다"며 "층수가 낮은 주택의 경우 그나마 위험이 덜하지만 심지어 매립지 위에 지하 주차 공간까지 마련하고, 층수를 높이 올린 아파트의 경우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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