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국내 보안기업들이 블록체인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자회사 설립·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극대화하고 보안 분야의 강점을 살려 블록체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다.
25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안랩은 이달 초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했다. 자회사 대표는 강석균 안랩 대표가 겸임한다.
블록체인컴퍼니는 암호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디지털 자산의 보관·관리·거래를 지원하는 '웹(Web) 3.0 지갑'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웹 3.0 지갑이란 사용자가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더리움의 '메타마스크'가 대표적이다.
안랩은 2019년쯤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사업 투자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앞서 시무식에서 강 대표는 올해 5대 경영 과제로 블록체인 사업 추진을 꼽기도 했다. 연내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안랩은 보안 역량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번 자회사 설립을 계기로 현재 참여하고 있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Klaytn Governance Council)' 파트너십도 강화한다.
라온시큐어는 디지털 인증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자회사인 라온화이트햇의 라온에스엔씨 합병안을 이달 초 결의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6월 1일이다. 존속 회사는 라온화이트햇이며 라온에스엔씨의 조직과 사업 분야는 라온화이트햇에 승계된다. 신규 합병 법인의 사명은 사내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라온화이트햇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인증(DID) 플랫폼 '옴니원(OmniOne)'을 통해 디지털 신원인증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DID는 중앙서버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 기기에 신원 정보를 분산·관리하는 기술이다.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개인이 직접 본인의 신원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라온시큐어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 병무청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민원서비스 등 정부 주도의 DID 사업을 연이어 수주한 바 있다.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 컨설팅 서비스 ▲클라우드 기반 계정·접근 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ID(Identity as a Service·IDaaS) 인증 ▲서비스형 블록체인( Blockchain as a Service·BaaS)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올해 상반기 블록체인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엔지니어 등 전문인력 채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인 한컴위드도 블록체인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18년 3월 블록체인 기반 보안솔루션 '블록체인 시큐리티 스위트' 출시에 이어 2019년 1월에는 모바일 간편결제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한컴위드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근로계약서 작성과 근무 내역 관리에도 활용된 바 있다.
같은해 7월 한컴위드는 기존 한컴시큐어에서 현 사명으로 이름을 바꾸고, 신사업 총괄에 블록체인 전문가를 선임했다. 새 사명에는 기존 정보보안기업 이미지를 넘어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 중심의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신사업은 ▲블록체인 플랫폼 '한컴 에스렛저'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연동플랫폼 ▲지능형 스마트시티 플랫폼(ICP) 등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선임된 홍승필 부사장은 22년간 블록체인과 핀테크, 개인정보보호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며 정부와 관련 자문·평가위원을 지냈다.
2020년 1월에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에 참가해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5개 기업과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공동 구축하기로 협의했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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