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카카오 공동체가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 하에서 뭉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여러 계열사들이 '보라' 생태계를 이루는 데 참여하기로 했다.
최근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메타버스를 주력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상황에서, 메타버스 내 경제 활동의 근간을 이루는 블록체인·암호화폐와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요소 간 결합을 예고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카카오의 메타버스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관될 전망이다.
임영준 보라네트워크 CBO(최고사업책임자)는 8일 온라인으로 열린 '보라 파트너스 데이 2.0'에서 "보라가 보다 열린 생태계로의 전환을 위해 '거버넌스 카운슬'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파트너사들과 함께 플랫폼의 건강한 성장을 모색하며 콘텐츠 서비스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서비스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라, 게임·엔터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서비스 선언…핵심은 '카카오 공동체'
보라는 지난 2018년 출범한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플랫폼이다. 지난해 보라 개발사인 '웨이투빗'이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프렌즈게임즈와 합병되면서 카카오와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가 모아졌다. 실제로 지난해 말 보라는 기존 이더리움에서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으로 기반 플랫폼을 전환하며 카카오 블록체인 생태계와의 결합이 더욱 강해졌다.
앞으로 보라와 '거버넌스 카운슬'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협력할 기업들 중 카카오 계열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VX, 넵튠, 엑스엘게임즈, 라이온하트스튜디오, 프렌즈게임즈 등이 보라 생태계에 합류했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보라 생태계를 고도화하는 데 힘쓴다.
카카오 게임 계열사들이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앞으로 '보라'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P2E 게임(돈 버는 게임)이 다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프렌즈게임즈, 엑스엘게임즈 등이 올해 P2E 게임을 출시할 것을 예고했다. 프렌즈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중 보라 블록체인 기반의 '프렌즈샷'을 내놓겠다고 언급했으며 엑스엘게임즈 역시 '아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P2E 게임 '아키에이지 월드'를 7월 론칭 예고했다.
특히 그간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을 주로 제작하던 프렌즈게임즈는 사명을 '메타보라'로 바꾸고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돈 버는 게임)은 물론 엔터테인먼트·콘텐츠 등 다방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에 강점을 가진 카카오 공동체 간 협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보라 플랫폼을 바탕으로 출시 예정인 P2E 게임만 10여종에 달한다. 게임 장르도 MMORPG, 스포츠 PvP(이용자간대전), 스포츠 시뮬레이션, 리듬액션 게임 등 다양하다. 카카오 계열사 외에도 위메이드, 네오위즈, 모비릭스, 해긴 등 여러 게임사들이 '거버넌스 카운슬'에 이름을 올렸기에 앞으로 다양한 업체들이 '보라' 기반 P2E 게임을 선보일 전망이다.
게임 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협업도 예상된다. 특히 웹툰·웹소설, 음악, 연예 매니지먼트, 영화·드라마 스튜디오 등 엔터 전반에 손을 뻗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시너지 효과가 거론된다. 유명 웹툰의 주인공이나 아이유·스테이씨 등 카카오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을 활용한 대체불가능토큰(NFT) 발행으로 보라 생태계를 더욱 활발히 하는 방향도 기대된다. 여기에 국내 대형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중 한 곳인 샌드박스네트워크와도 손잡아, 소속 크리에이터들을 활용한 다양한 NFT 생태계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날 참석한 차상훈 카카오엔터 전략담당 부사장은 "카카오엔터는 스토리와 뮤직, 미디어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으로 각 IP의 스케일을 키워가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과 NFT, 메타버스 기술과 관련된 기회를 업계 그 누구보다 빨리 수용하고 이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는 "샌드박스는 앞으로 보라 생태계 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자생적으로 조성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가 보라가 지향하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이 같은 '강결합'은 앞서 남궁훈 대표 내정자가 예고한 메타버스로의 사업 방향과 연관지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남궁 대표는 'B2C2C(사업자-개인간 거래와 개인-개인간 거래 모델의 결합)'가 메타버스 시대를 맞아 흥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가상세계 내에서 각종 디지털 자산 거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보라' 플랫폼을 통한 결합으로 카카오식 메타버스가 시범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방적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 속 '2.0' 선언한 보라…남궁훈 "디지털 콘텐츠 산업 지평 열 것"
'보라'가 전반적인 생태계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변모하면서 보라 역시 싹 바뀔 예정이다. 클레이튼과의 연동을 전체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보라는 '거버넌스 카운슬' 구축을 통해 이곳에 합류한 파트너사들이 네트워크 블록 생성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개방적인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보라와 클레이튼 간 상호 운용될 수 있는 브릿지(Bridge) 개발도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발간될 백서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임영준 CBO는 "보라는 2018년 출범 당시 프라이빗 체인의 성격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 보다 열린 생태계로 전환할 것"이라며 "거버넌스 카운슬을 구축해 플랫폼의 건강한 성장을 모색하는 구조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곳에 참여하는 20여개 업체들은 노드를 통해 보라 플랫폼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보상으로 보라 토큰을 지급받게 된다.
또 더욱 많은 토큰 유통을 위해 현재의 고정 발행량을 가진 구조를 보다 동적으로 바꾼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보라의 생태계 성장에 따른 토큰 인플레이션과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소각 로직을 도입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블록체인을 필두로 한 암호화폐와 NFT, 웹 3.0 등의 등장은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 체계를 강하게 뒤흔들고 있으며 아직은 미지의 땅이지만 모두가 꿈꾸는 메타버스 역시 우리의 삶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라며 "변화의 물결에 맞춰 한 단계 도약하는 보라 2.0 생태계가 게임 산업은 물론 더 나아가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지평을 열게 되기를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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