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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보, 자사주 팔아 2차전지 투자 러시…포트폴리오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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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던 2차전지 매출 비중, 올해 70% 육박 전망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천보가 연이은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해 사업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2차전지 사업에만 5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밝히면서 매출 포트폴리오의 대대적인 변화 또한 예상된다. 전자소재 개발·제조기업에서 2차전지 기업으로의 탈바꿈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천보는 앞서 지난 15일 261억원 상당의 자기주식 9만5천877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했다. 이상율 대표이사도 같은 날 회사 지분 9만7천569주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했다. 단가는 모두 27만3천원으로 회사(261억원)와 이 대표(266억원)의 처분으로 하루 새 528억원 이상의 자금이 확보됐다.

코스닥 상장사 천보의 매출액 현황. 회사는 올해 2차전지 매출 비중이 68.8%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자료=천보]
코스닥 상장사 천보의 매출액 현황. 회사는 올해 2차전지 매출 비중이 68.8%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자료=천보]

이번 매도 자금은 천보의 100% 자회사인 천보BLS를 통해 제조설비에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회사는 천보BLS를 통해 새만금산단 17만1천136㎡(약 5만1천800평) 부지에 연간 2만톤 규모의 2차전지 전해질(LiFSI) 제조설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3년까지 2천185억원, 2026년까지 2천940억원 등 총 5천125억원을 투자해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창출하는 공장을 건설한단 계획이다.

천보 관계자는 "회사와 대주주(대표이사) 지분 매각 자금은 천보BLS를 통해 재투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해질은 2차전지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셀'을 제조할 때 필요한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가운데 전해액을 구성하는 물질이다. 전해액은 리튬이온을 양극과 음극 간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매개체인데, 여기서 전해질은 2차전지의 안전과 수명을 책임진다.

때문에 이번 지분 매각은 2차전지 사업의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2007년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을 시작으로 설립된 천보는 이후 원료의약품과 반도체용 전자소재, 승화정제 제조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건 2012년 전해액 첨가제 공장을 준공하면서다. 회사 매출 또한 2016년까지 전자소재부문에서 70%가 나올 정도로 편중돼 있었다.

이듬해부터는 포트폴리오에 조금씩 변화가 일었다. 2017년 전자소재 매출 비중은 62.2%로 소폭 줄었는데 2차전지 비중이 18.0%로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전자소재 59.1%, 2차전지 25.9% ▲2019년 전자소재 42.5% 2차전지 38.8% ▲2020년 전자소재 38.3% 2차전지 48.9% 등으로 2차전지가 전자소재를 역전했다. 회사는 지난달 31일 개최한 IR에서 올해 2차전지 매출 비중이 68.8%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특히 이 대표가 보유한 안정적인 회사 지분은 향후 추가 매각을 통한 투자금 확보 가능성을 높인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매각에도 여전히 55.42%의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 50%까지 지분을 줄여도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없는 만큼 남은 5%가량 또한 추후 시장에 풀릴 수 있다. 이 경우 천보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약 1천400억원을 투자금으로 더 조달할 수 있다.

천보 관계자는 또 "LiFSI뿐만 아니라 기타 전해액 첨가제들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전해질 확대 생산에 주력해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건전성이 뒷받침되는 것도 향후 사업 투자에 긍정적인 요소다. 천보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 비율은 18.20%로 매우 안정적이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성장성 높은 2차전지 밸류체인 기업 가운데서도 천보의 가장 큰 장점은 부채비율 18%대의 높은 재무건전성"이라며 "천보BLS의 LiFSI 공장까지 돌아가는 2026년 매출액 전망치만 9천억원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과 천보 전해질 첨가 비중 확대한 '이중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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