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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2의 반도체' 배터리 아닌 바이오 낙점…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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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보단 기술 초격차가 우선 "차세대 기술 리더십 강화"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11일 만에 '3년간 240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2018년 8월 발표했던 3년간 180조 투자보다 60조원이나 많은 규모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배터리 분야 투자를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이번 240조 투자 계획에 '제2의 반도체'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 확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삼성은 포스트 반도체로 배터리가 아닌 바이오를 낙점했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4일 향후 3년간 240조원(국내 18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등에 투자를 확대,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삼성은 240조 투자와 관련해 산업별 구체적인 계획안들도 내놨다. 반면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짧은 언급에 그쳤다.

국내외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전기차 3대 시장인 중국·유럽·미국에 증설 등 추가 투자 계획들을 내놓으며, 배터리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기업과 현지에 합작사는 물론 신규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삼성SDI는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삼성그룹의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이 돌아오면 삼성SDI의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미국 진출안들이 나올 것이란 주장들이 잇달아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투자 계획 발표에는 삼성SDI의 미국 진출 시나리오는 없었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이차전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배터리는 '제2 반도체'로 불린다. 이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메모리 반도체(150조원)를 뛰어넘는 1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삼성의 해석은 달랐다. 이번 240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삼성SDI 울산사업장. [사진=삼성SDI]
삼성SDI 울산사업장. [사진=삼성SDI]

업계는 삼성이 240조에 달하는 투자 계획에 배터리를 빼놓은 것은 물론, 제 2의 반도체로 배터리가 아닌 바이오를 지목한데 따른 여러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해석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반도체·바이오 대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해서라는 부정적 해석과 생산능력 확대보다 기술 초격차를 우선 확보해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 해석으로 압축됐다.

삼성은 이번 투자 계획 발표에서 배터리와 관련해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시킨 후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업계 다수의 분석이다.

중국 배터리사들을 제외한 최대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계속되는 리콜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결정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반면 삼성SDI는 리콜 리스크와 자회사 상장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이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만큼 점유율을 유지, 배터리 시장 성장세를 지켜보면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성공에만 몰두할 상대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기업은 삼성SDI다. 삼성종합기술원과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주행거리 800킬로미터(km)에 이르는 고밀도 전고체 배터리 원천기술 개발 성공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배터리 사업의 방향성을 '안정성'에 방점을 둬 대규모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한 미국 진출 가능성을 꼽는다. 배터리사 입장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장에 진출, 배터리 생산에 나설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에 진출하게 된다면 공급처가 한정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로 인해 삼성SDI는 단독 진출도 고려하면서 스텔란티스 외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 등 여러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의 240조 대규모 투자 계획에 미국 배터리 시장 진출 계획이 나오지 않은 가능성을 내포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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