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고평가 논란으로 공모 청약에 참패한 크래프톤의 주가가 상장 첫날 급락하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잡힌 데다 게임업 단일사업으로 성장성이 우려되는 점 등이 상장 후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10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크래프톤은 시초가 대비 6.02%(2만7천원) 내린 42만1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공모가인 49만8천원보다도 15.36%(7만6천500원) 낮은 가격이다. 당초 시초가가 공모가의 하한선인 90%선(44만8천200원)에 근접하는 44만8천500원에 형성됐는데도 이보다 더 떨어졌다.
크래프톤의 이 시각 현재 시가총액은 20조7천572억원으로 코스피 21위다. 다만 엔씨소프트(17조9천364억원)는 2조8천억원 이상 앞서며 게임 대장주를 꿰차는 데는 성공했다.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만큼 크래프톤의 주가 부진은 이미 앞선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도 어느 정도 예고됐다. 먼저 수요예측에선 경쟁률이 243.15대 1에 그쳤는데, 그간 다른 인기 공모주 경쟁률이 1천대 1을 가뿐히 넘겨온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준이다.
일반 청약에서는 4조3천98억원에 달하는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초대형 공모가 무색하게 경쟁률이 7.79대 1에 그쳤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이 가능했지만, 증거금 규모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천억원)나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천억원)는 물론 중복 청약이 막힌 카카오뱅크(58조3천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청약을 받은 원티드랩(5조5천291억원), 플래티어(6조1천846억원) 등 중소형 공모주들보다도 적었다.
시장에서는 공모가 자체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나온다. 글로벌 흥행작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이긴 하지만 사실상 지적재산권(IP)이 하나에 불과하고, 게임업 단일사업으로 향후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렵단 평가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4분기 출시되는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흥행을 가정한 매출처 다변화를 고려해도 게임업 단일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주가는 공모가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며 "특히 단일 IP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고 플랫폼별 매출도 모바일이 80%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의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은 25~30배를 상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물량 압박이 상장 시점부터 상당할 수 있다"며 "다만 PER이 20배에 근접하는 40만원 미만까지 주가가 떨어지면 신규 매수세가 나타날 순 있다"고 분석했다.
강석오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틀그라운드가 캐시카우가 된 상황에서 다음 성장을 위해서는 AAA급 신작의 추가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 해당 장르의 유명 개발자를 영입하고, 스트리밍 기업을 인수해 자체 게임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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