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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주] 태양계를 산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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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도 만만치 않네…8개 행성만 있는 게 아니다

NASA는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태양계 행성과 소행성 위치 등을 3D로 제공한다. [사진=NASA]
NASA는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태양계 행성과 소행성 위치 등을 3D로 제공한다. [사진=NASA]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얼마 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비행사가 ‘우주유영(Spacewalking)’에 나섰다. 절대 고요 공간인 우주를 걷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태양계를 걷는 ‘솔라시스템워킹(Solar System Walking)’도 가능하다. 실제로 가능하다는 게 아니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다.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공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보면 지구 주변(지구 거리가 아닌 우주 거리)에 수많은 천체가 움직이고 있다. 소행성 등 자연 천체도 있고 인류가 만든 인공위성, 탐사선도 많아지고 있다.

우주를 정의할 때 많은 이들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넓다’이다. 우주는 넓다. 우주를 떠올릴 때 ‘우주는 무엇으로 구성돼 있을까’라는 의문과 호기심이 인다. 이 호기심이 인류를 우주 탐사로 이끌고 있다.

넓고 넓은, 어쩌면 무한대의 우주에서 ‘우리는 어디에 서 있나’라는 존재적 질문도 나온다. 지구는 우주 관점에서 본다면 먼지에도 끼지 못한다. 태양계에서도 8개 행성 중 하나에 불과하다. 태양계를 벗어나 다른 항성계, 더 나아가 은하, 더 뻗어 은하단, 더 깊숙이 우주 전체로 봤을 때 지구는 존재 자체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 없는 곳이다.

지구 관점에서 생명체가 사는 곳은 지구밖에 없다. 다른 외계 행성에 생명체가 있을 것인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다른 천체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고 있긴 한데 지구 과학으로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태양계 산책하다

NASA 아이즈(NASA Eyes, eyes.nasa.gov/apps/orrery/#/home)을 이용하면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3D로 태양계 여행을 체험할 수 있다. 지구는 지금 어디에 있고, 다른 행성들은 어느 곳에 있는지 실시간 파악이 가능하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 26일 오후 4시 52분쯤 태양으로부터 여행을 시작했다.

인류가 만든 탐사선 중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무엇일까. 보이저 1호다. 보이저 1호는 1977년 9월 5일 발사됐다. 2012년 이후 성간 공간으로 들어갔다. 시속 6만1천44km로 이동 중이다. 지구로부터 약 227억km 떨어져 있다. 227억km라는 거리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태양과 지구의 거리는 1억5천만km. 이 거리의 151배나 더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2호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보이저 2호는 1977년 8월 20일 발사됐다. 2018년 성간 공간으로 들어갔다. 시속 5만5천135km로 태양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다. 지구로부터 약 189억km 떨어져 있다.

44년 전에 발사한 보이저 1, 2호조차 아직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 다른 항성계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태양계조차도 무지막지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양계 변방, 그들 있다

태양계 변방은 ‘카이퍼벨트’ 지역이다. 명왕성을 훨씬 넘어 어두운 곳이다. 태양 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으니 그럴 만하다. 이곳에도 행성이 있다. 다만 왜소행성(dwarf planet)이라 부른다.

에리스(Eris)도 그중 하나이다. 명왕성보다 작다. 한때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이었다가 지위를 박탈당한 명왕성도 있다. 명왕성은 얼음산과 동토층으로 이뤄진 왜소행성이다. 명왕성은 태양으로부터 39AU 떨어져 있다. 태양과 지구 거리의 39배에 해당하는 곳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6년 1월 19일 발사된 뉴호라이즌스호는 2021년까지 명왕성 너머 카이퍼벨트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명왕성을 근접비행하면서 여러 사진과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한 바 있다. 인류는 뉴호라이즌스호를 통해 명왕성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게 됐다.

◆태양계 행성, 해왕성에서 수성까지

태양계는 8개 행성뿐 아니라 소행성, 혜성, 탐사선, 인공위성 등 수많은 천체가 있다. [사진=NASA]
태양계는 8개 행성뿐 아니라 소행성, 혜성, 탐사선, 인공위성 등 수많은 천체가 있다. [사진=NASA]

태양계 행성은 잘 알려져 있듯이 8개이다. 해왕성은 8개 행성 중 태양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이다. 14개의 달이 있고 태양으로부터 30.1AU 위치에 있다. 천왕성은 태양으로부터 19.8AU 떨어져 있으며 27개의 달을 가지고 있다.

토성은 여러 고리를 가진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성으로 꼽힌다. 태양으로부터 9.5AU 떨어져 있고 62개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토성 위성 중 가장 큰 타이탄에는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다. 태양계 큰형답게 79개의 위성을 갖고 있다. 그중 태양계 자연 위성 중에서 가장 큰 가니메데,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유로파 등이 있다.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 아래 대양이 존재할 것으로 점쳐지는 위성이다. 목성은 덩치가 큰 만큼 강력한 중력을 갖고 있다.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을 끌어당겨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화성은 지구와 가장 닮았다. 태양으로부터 1.5AU 떨어져 있다. 달은 2개이며 최근 NASA에서 퍼시비어런스 착륙선과 헬리콥터 ‘인저뉴어티’를 보냈다. 인류가 만든 비행체가 처음으로 다른 천체에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도 화성 착륙선과 탐사 로버를 최근 안착시킨 바 있다. 2030년대에 인류를 화성에 직접 보낼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인류가 사는 지구. 아직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다. 태양으로부터 1억5천만km 떨어져 있다. 1AU라고 부른다. 1개의 달이 있다. 약 70억명의 인류가 올망졸망 부대끼며 사는 곳이다.

금성의 대기층은 온실가스로 구성돼 있다. 태양계 행성 중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이다. 샛별, 개밥바리기별로도 부른다. 수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행성이다. 태양을 88일 만에 한 번 공전한다. 태양으로부터 고작 0.4AU 떨어져 있다.

◆지구 궤도에 무차별 침범하는 그들, 지구 근접 소행성

태양계는 행성만 있는 게 아니다. 소행성과 혜성이 존재한다. 혜성은 길게는 몇백년 공전 주기를 가진 것도 있다. 소행성도 많다. 특히 최근 지구 근접 소행성에 관한 관심이 크다. 자칫 지구와 충돌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433 에로스(Eros)’는 1898년 8월에 발견됐다. 지구 근접 소행성으로 첫 번째 확인된 천체이다. 아포피스(Apophis)는 최근 눈길이 집중되고 있는 지구 근접 소행성이다. 크기는 약 300m 정도 된다. 2029년 4월 13일 지구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아포피스 탐사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 NASA는 2023년 지구로 귀환하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을 아포피스 탐사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에 존재하는 소행성도 있다. 세레스(Ceres)와 베스타(Besta)가 여기에 해당한다. 돈(Dawn) 탐사선이 이들 소행성을 집중적으로 탐사하기도 했다.

행성, 소행성, 혜성 등 자연 천체뿐 아니라 인류가 만든 인공 탐사선도 태양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파커솔라 탐사선은 태양 대기권을 연구하는 탐사선이다. 2018년 8월 12일 발사됐다. 인간이 만든 탐사선 중 가장 가깝게 태양에 접근한다. 태양의 뜨거운 열기를 견딜 정도로 견고하게 만들었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소행성 베누(Bennu)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한 뒤 지난 5월 지구로 출발했다. 2023년 지구에 도착해 캡슐을 떨어트린 뒤 아포피스 탐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양계에서조차 지구는 한 점에 불과하다. 우주 전체로 봤을 때 지구는 먼지보다 작다. 티끌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곳에 70억명의 인류가 거주하면서 드라마틱한 삶을 살고 있다.

천문학을 다른 말로 ‘겸손의 학문’이라고 부른다. 천문학을 하면 할수록, 우주를 알면 알수록 지구는 더 작아지고 그 존재조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작은 티끌 같은 공간에 사는 자신이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주는 궁극의 프런티어이다. 아직 인류는 우주의 5%밖에 알지 못한다. 나머지 95%는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다. 궁극의 프런티어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곳을 향해 최근 전 세계가 뛰어들고 있다. 그 목적지는 어디일까.

◆관련 동영상 보기(https://youtu.be/xd4Z51WZ6gM)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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