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비대면 사회가 도래함과 동시에 환경에 대한 인식까지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격차를 넘어서기 위한 디지털 전환의 주요 핵심 축으로 IT업계가 도약하면서 ESG에 대한 관심 역시 뜨거워진 상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전통적인 이통사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환경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보다 지속가능한 가치를 우위에 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탈통신이라는 신사업이 연결돼 있다.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큰손들이 투자 결정 요인으로 ESG를 가장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하면서 그에 따른 조직을 신설하고 기업지배구조헌장까지 제정 및 공표했다.
상대적으로 ESG 지표가 낮은 게임업계 역시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의 자산규모가 2조원을 상회하며녀서 이같은 ESG 경영에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 통신사, ESG 통한 사회적 가치 경제적 '전환'
SK텔레콤은 SK그룹 ESG 경영 강화에 발맞춰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국내외 다양한 협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전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친환경·고효율 ICT 인프라 기술을 통신망에 적용, 기존에 각각 운영하던 3G와 4G 장비를 하나의 장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지국 트래픽 부하량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모니터링해 전력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솔루션도 확대 적용해 나가고 있다.
지난 2월 22일 한국전력공사와 연간 44.6GWh 분량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인증에 관한 '녹색 프리미엄' 계약을 체결하고, 확보된 전력을 분당·성수 ICT 인프라센터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녹색 프리미엄'은 기업이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 사용을 인정받기 위해 한국전력에 추가 요금(프리미엄)을 지불하고, 해당 금액만큼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는 제도다.
SK텔레콤은 폐플라스틱과 온실가스를 줄여나가는 등 점진적인 사회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통신 안테나 제조기업 '하이게인안테나'와 업계 처음으로 통신 안테나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KT는 통신기반 디지털플랫폼 기업 '디지코(Digico)' 전환을 목표로 올해 ESG 경영추진실 신설하고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 ESG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AI 기술을 융합해 빌딩 에너지를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등 친환경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소협력사 대상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글로벌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아울러 지배구조 분야에서도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고, 주주참여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사랑의 시리즈'로 ▲ 사랑의 도시락 ▲ 사랑의 농산물 꾸러미 ▲ 사랑의 소극장 ▲사랑의 선결제 ▲사랑의 밀키트 등을 추진했다.
지난해 '마음을 담다'캠페인 일환으로 '목소리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4월 참가자 20명을 선발하고 목소리 구현했으며, 텍스트를 자신의 목소리로 바꿔 소통할 수 있는 '마음토크 앱'을 개발해 전달했다.
LG유플러스는 '뼛속까지 고객 중심'이라는 올해 방향성에 맞춰 ESG 경영 역시 이용자 관점에서 출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사내 유관조직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론 ESG 성과 창출을 위해 평가 항목을 분석,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중장기적으론 지속 가능 경영 내재화·고도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구성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정보보호, 데이터 보안, 공정경쟁 등 과제에 집중한다. 통신 본연의 가치를 높이고, 신뢰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LG유플러스를 선호하는 'U+찐팬'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네트워크 접근성을 강화하고, 정보보호·데이터보안을 위해 전사적인 협력을 유지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LG유플러스는 CEO가 주재하고 CFO, CHO, CSO, CRO 및 각 부문장이 참여하는 '품질관리 위원회(committee)'를 매월 개최하고 있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가 전사의 보안에 대해 논의하는 협의회를 격월로 운영해 정보보안·개인정보보호 관련 주요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
◆ 카카오 네이버, 내부 조직부터 선진화
카카오는 지난 1월 12일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하고 지속가능경영 활동의 기반이 될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 및 공표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이해관계자,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 등 5개 영역에 대한 운영 방향과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의 감독 아래 경영진은 책임 경영을 수행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았다.
신설 ESG위원회 위원장으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낙점됐다. 카카오 사외이사인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도 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한다. 위원회는 매년 두 차례 ESG전반·비재무적 리스크·환경경영·정보보안·공정거래 등 관련 안건을 논의 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이미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최고 협의체 기능을 부여했다. ESG 경영 추진 전략과 주요 활동 현황 및 계획을 담은 2020년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같은해 12월부터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에 전담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리더 수준의 ESG 경영을 추진하도록 했다. 전담 조직은 전사 유관부서들과 주요 과제들의 이행과 개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네이버는 과제 추진 현황을 기반으로 연 4회 이사회 내 ESG 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린 IT 선도를 목표로 친환경 데이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혁신 및 비대면 사회 도래로 국내 데이터량 급증에 따라 앞으로 양사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의 증가가 예상되는 탓이다.
지배구조 투명성 유지 및 선진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개인 최대주주 지분이 5%를 넘지 않고,모기업 네이버가 대부분의 계열사 지분 100%를 소유하는 구조를 갖춰 순환출자를 통해 특정인 혹은 소수의 사람들이 적은 지분으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지배력을 갖지 않도록 했다.
카카오도 지배구조 상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없다. 이사회 역시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했다.
◆ 게임업계 빅3, ESG 솔선수범
게임업계는 엔씨소프트를 시작으로 ESG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최근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주축으로 한 ESG경영위원회(ESG Steering Committee, 이하 ESC)를 신설하고 브랜드전략센터 산하에 ESG 실무 조직인 ESG 경영실을 마련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ESG 경영을 본격화한 것이다.
ESC 위원회는 윤송이 CSO 겸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정진수 최고운영책임자(COO), 구현범 최고인사책임자(CHRO) 등이 핵심 임원이 참여하며 향후 엔씨소프트의 ESG 경영 전략과 방향성을 결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층 강화된 지속가능 경영을 펼쳐 나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엔씨소프트를 시작으로 넥슨과 넷마블 등 빅3와 중견 업체들로 ESG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ESG 경영 조직 신설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점차 게임업계 전반으로 ESG 기조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양사 모두 자체 문화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넷마블은 2018년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하고 공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부터 꾸준히 개최해 온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과 정보경진대회는 물론, 2019년 3월에는 게임업계 최초로 '장애인선수단'을 창단해 장애인 체육 진흥과 장기적인 자립 지원에 힘쓰고 있다.
넥슨 역시 2018년 2월 넥슨재단을 설립해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대전충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후원하고 청소년 대상 코딩 대회인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를 매년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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