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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리뷰-카드업계①] 코로나19에도 역대급 실적…비용 줄여 맞춘 '불황형 흑자'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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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이익 줄었지만 해외 사업·자동차 할부 금융 등 '플랜B' 제대로 작동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카드 업계는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외부활동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럽게 고비용 마케팅 비용도 감소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카드사들의 플랜B가 성공적으로 작동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해외법인의 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됐으며, 특히 할부 금융의 경우 안정적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할 정도로 성장한 모습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 3분기까지 해외 법인(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미얀마)를 통해 약 176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베트남 해외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실적이 가장 눈에 띈다. 신용대출을 주로 영위하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올 3분기까지 170억8천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38.4%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가 13억2천만원의 순손실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4개 해외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30.3% 오른 순익을 올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경우 베트남 정부의 선제적 봉쇄정책으로 인해 타 진출 국가 대비 코로나 영향도는 낮은 편이고, 특히 정부가 국가시책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법인도 내부 역량을 활용해 전방위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라며 "핵심 자원인 신용대출 외 할부금융 추진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효율적 성장을 이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영업 인프라를 다져가는 상황인데, 현지 코로나 영향으로 실적 개선에 제한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KB대한특수은행은 23억2천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흑자 전환한 점을 고려하면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다만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는 20억4천만원의 손실을 냈다. 해당 법인은 3분기에 편입이 됐는데, 초기 비용에 더해 코로나19로 영업이 제한됐던 영향이 컸다.

우리카드의 미얀마 현지법인 투투파이낸스는 전년 동기 대비 73.6% 증가한 29억6천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투투파이낸스는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을 영위하는데, 신용도가 검증된 고객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한 점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별도의 리스크 전담팀도 가동 중이다.

업계의 할부 금융 사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일찍이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 금융을 차기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 사업을 준비해왔다.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까지 자동차 할부 금융에서 628억3천만원의 수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수치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 현대캐피탈로부터 5천억원 규모의 장기렌터카 자산을 인수한 데 이어, 같은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캐피탈로부터 1조원대의 오토·리테일 자산을 넘겨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신한카드는 올 3분기까지 할부금융에서 1천83억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전년 대비 9.2% 늘었다.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자동차 할부 금융에서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한 452억1천억원의 수익을 냈다. 국민카드도 연초에 중고차 할부금융 영업점인 '오토금융센터'를 열고, 애플 제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스 금융에 뛰어든 바 있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할부금융 및 리스 수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7%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도 전년 동기 대비 할부 금융 수익이 40.7%, 25.8% 늘었다. 삼성카드의 상반기 기준 자동차 할부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7% 가량 줄었다. 내실 경영 차원에서 할부 금융 자산을 줄였으나, 최근엔 다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재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재편 등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그간 자동차 할부자산이 감소했으나, 향후엔 시장 상황에 따라 자동차 할부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카드사들은 선방을 넘어 '역대급' 실적을 냈다. 각 사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천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6% 상승한 수치다.

다만 이는 영업을 잘했다기보다는 비용을 줄여서 일궈낸 '불황형 흑자'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객들이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럽게 테마파크, 워터파크, 해외여행 등 비용이 많이 수반되는 마케팅을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해외 사업·자동차 할부 금융으로 대표되는 카드 업계의 '플랜B'가 제대로 가동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가뜩이나 가맹점 수수료가 내려가면서 카드 업계는 수익성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그간 카드사가 여러 해에 걸쳐 주목해온 신사업인데, 적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장에서 카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수입차나 중고차 시장으로 더 사업을 확대하는 등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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