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욕설영상 논란…제재근거 '미약'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보건교사 안은영' 공식 예고 영상에 욕설과 관련 자막이 표기돼 논란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심의받은 예고 영상과 다른 버전이 약속된 모든 플랫폼에 노출되면서 짧은 시간동안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넷플릭스 측은 해당 내용을 삭제 및 교체했으나 문제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지난 24일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보건교사 안은영' 공식 예고 영상에 문제가 발생, 해당 예고 영상이 삭제되거나 교체됐다.

공식 예고 영상의 20초 부분부터 주인공의 대사와 자막을 통해 "아, XX(영상에서는 그대로 욕설이 표기됨), 이게 뭐지?"라는 내용이 여과없이 노출된다.

이 영상은 24일 구글 유튜브와 네이버TV, 카카오TV 등 넷플릭스가 운영 중인 전 플랫폼 채널에 노출되면서 단기간 내 빠르게 퍼졌다. 이 사실은 인지한 넷플릭스는 각 플랫폼별 순차 조치하고 있다.

넷플릭스 측은 이에 대해 "심의 제출된 것과 다른 버전이 공개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모든 채널에서 삭제 및 교체했거나 하고 있다"며, "추후 유사한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심의 제출된 예고 영상이 아닌 다른 버전이 공개된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영등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보건교사 안은영'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아닌 15세 등급을 받았음에도 예고 영상까지 심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영등위에서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영상물에 대해서는 예고 영상까지 심의를 진행하지만 전체관람가나 12세, 15세 등급의 경우 예고 영상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지 않는다. 청소년관람불가 영상물은 법적으로 심의가 의무화돼 있지만 그 미만 영상물에 대해서는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영등위 관계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지 않은 영상물의 경우에는 예고 영상에 대한 심의 의무가 없지만 넷플릭스 측 요청으로 '보건교사 안은영'은 예고 영상도 심의를 진행했으며 문제없이 통과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단순 실수일 수도 있으나, 받지 않아도 될 심의를 받은 점 등을 놓고 배경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한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영등위는 사전적으로 영상물에 대한 등급을 심의해 판단해주는 곳으로 넷플릭스 예고 영상 누락과 관련해서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으나 법적 규제 권한은 없다. 사후 심의를 통한 시장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OTT에 대한 규제 권한이 불분명하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현재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해외 OTT 사업자에 대한 내용 심의 규제가 불분명한 경향이 있어 향후 입법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내부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심의에 따른 사각지대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