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두산중공업이 자회사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한다.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받기로 한 데 대한 자구안의 일환이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의 부실자산은 떠안고 알짜자산만 매각하는 구조로 진행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 안내서(티저 레터)를 배포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두산건설 지분을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로 만든 뒤 두산건설을 상장폐지시킨 바 있다.
그동안 두산그룹은 지난 2013년부터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두산건설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의 방식으로 1조5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실적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돼 왔다.
시장에서는 두산건설을 조기에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경영진은 두산건설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분을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채권시장 타격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이자 상황은 달라졌다.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의 운영자금을 지원받게 되면서 자구안의 일환으로 두산건설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두산중공업에 대해 "경영 정상화가 안 된다면 대주주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대주주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자구 노력을 전제로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책임감 있는 후속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채권단은 두산그룹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두산 및 주요 계열사 지분 등을 대출 담보로 받은 상태다. 그러면서 추가 자금 지원 여부는 두산중공업의 자구 노력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매각 외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건설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건 없다"고 부인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