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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지주, 자사주 소각에 정몽준·정기선 부자 지배력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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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부자, 지주 지배력, 30.9%→31.9%로 상승…경영승계 속도내나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키로 했다. 이로써 주주가치 환원 효과를 거두면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 총수일가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현대중공업지주는 향후 3년간 70%의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키로 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주주친화 정책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정몽준 부자라고 내다보고 있다. 해당 자금을 기반으로 정기선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정몽준·정기선 부자 지주 지배력, 30.9%→31.9%로 상승

1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48만8천주를 취득 후 소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3% 규모로, 금액기준으로 1천293억원에 달한다. 자사주 취득 기간은 오는 7일부터 5월 6일까지 3개월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자사주 매입 완료 후 바로 소각할 계획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 방식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이익소각 형태로 이뤄진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뒤, 이를 소각하는 것이어서 발행주식수는 줄지만 자본금에는 변화가 없다. 이는 자본금을 건드리지 않고 자기주식소각에 대응해 이익잉여금을 감소시키는 이익소각 방식을 선택해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다양한 효과를 거두게 됐다. 무엇보다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거두게 됐다. 기업가치 총량은 변하지 않는데 발행주식수만 감소하기 때문에 주당순이익(EPS)와 주당가치가 증가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중공업지주의 대주주인 정몽준·정기선 부자의 지배력 확대도 이뤄질 전망이다. 자사주 소각에 따른 지분 조정으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기존 지분 25.8%에서 26.6%로, 정기선 부회장은 5.1%에서 5.3%로 각각 증가, 이들 부자의 지배력은 기존 30.9%에서 31.9%으로 1%포인트 늘어난다.

◆지난해 배당성향 234%…경영 승계 실탄으로 활용될 듯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에 이어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주당 1만8천500원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천705억원이며 배당성향(잠정 연결실적 기준)은 무려 234.6%다. 정몽준 이사장은 777억원, 정기선 부사장은 153억원을 각각 수령하게 됐다.

최근 2년간 정몽준·정기선 부자의 배당소득은 배당소득세를 제외하고 총 1천573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배당소득은 14%의 배당소득세와 지방소득세 1.4%를 더해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된다. 재계에서는 해당 재원이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선 정몽준 이사장의 지주 지분을 상속 및 증여받아야 한다. 정몽준 이사장이 보유한 지주 지분가치는 지난 17일 종가기준으로 1조2천500억원 수준이다. 상속 및 증여세율에 따라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 전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최대 8천100억원의 증여세가 발생한다.

현행법상 증여세 과세대상은 수증자(정기선 부사장)가 원칙이지만, 증여자(정몽준 이사장) 역시 연대납부 의무가 있다. 정기선 부사장은 지난 2018년 세금 연부연납을 위해 1천4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탁 형태로 담보제공하기도 했다.

연부연납은 장기간에 걸쳐 조세를 나눠 납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승계자의 현금성 자산이 부족할 때 사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는 데다 공식선상에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만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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