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금융위기 이후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경영 정상화 앞길이 순탄치 않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12일 완성차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마힌드라그룹은 이달 중 추가 자구안을 마련해 정부, 산은과 지원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정부와 산은 측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마힌드라가 2천300억 원을 추가 출자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산은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요구했고,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흑자 전환을 위한 사업계획을 정리하고 있다.
쌍용차의 경영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2천8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4배로 확대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2천950억 원) 이후 10년 만의 최대 규모다.
올해 판매 실적도 좋지 않다. 쌍용차는 1월 한 달 동안 내수 5천557대, 수출 2천96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각각 36.8%, 20.4% 줄었다. 전체 판매량은 7천653대로 전년과 비교하면 33.0%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쌍용차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뼈를 깎는 경영 쇄신안을 내놔야 한다. 현재 상황으로는 정부와 산은의 지원을 받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산은은 2018년 한국지엠 회생을 위해 약 8천억 원을 지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쌍용차의 경우 한국지엠과 달리 보유 지분이 없어 지원을 해야 할 명분이 없다. 특히나 업황이 좋지 않아 자칫 '혈세 낭비'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산은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도로만 얘기를 나눴고,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어 현재로서는 판단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이 나온 뒤 추가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조기에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가 자구안을 마련하기 힘들 경우 자금 수혈이 정부와 산은의 지원을 이끄는 확실한 답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는 투자 과정에서 정부와 산은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며 "투자 시기와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자구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복지 중단과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내놓은 데 이어 같은 해 12월 상여금 200%와 PI 성과급, 생산격려금 등을 반납하고, 연차 지급률을 150%에서 100%로 변경하는 데 합의했다. 영동물류센터 등 3곳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