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쌍용자동차가 연이어 이사회를 미루면서 지난해 경영실적 발표도 함께 연기됐다. 회사 측은 '내부 사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경영난 때문에 고민이 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쌍용차는 4일 이사회 일정 변경으로 기업설명회를 지연한다고 공시했다.
애초 쌍용차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2019년 재무제표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사회를 돌연 이달 3일로 미뤘고, 다시금 4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4일에도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사회 일정을 확정하지도 않은 상태다. 쌍용차 측은 "추후 이사회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기업설명회 일정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세 차례나 이사회를 연기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극심한 경영난으로 실적 발표가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쌍용차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천821억 원으로 연간으로는 2천억 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지난달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산업은행 등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공장 중단 속 적자 발표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마힌드라는 우리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2천300억 원을 추가 출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산업은행 측이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큰 폭 확대된 것을 발표하면 정부 측에 투자를 요청할 명분이 생기지 않는 데다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며 "공장 가동까지 겹치면서 쌍용차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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