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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몰려드는데…문 닫는 첫 토종OTT '텔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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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 2년만에 서비스 종료 …콘텐츠·플랫폼 경쟁 '한계'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내놓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텔레비'가 2년만에 서비스를 중단한다.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토종 OTT 중 첫 서비스 종료 사례가 나온 셈이다.

차별화 전략 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궁극적 실패 요인으로는 '콘텐츠'가 꼽힌다. 넷플릭스의 독점 콘텐츠 공세 등에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토종 연합 OTT '웨이브' 출범을 앞두고 정부가 '콘텐츠 동등접근' 등 조건부 허용한 만큼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쉽지않은 토종 OTT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규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4일 KT스카이라이프는 OTT 서비스 '텔레비' 서비스를 중단키로 하고, 오는 30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시작으로 12월 31일 실시간 방송을 순차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고객 편의를 위해 텔레비 내 플랫폼 서비스 '토핑'은 위성방송 고객에게 채널로 제공하는 한편, 텔레비 셋톱박스 '미박스' 구매 비용도 보상하기로 했다. 미박스는 안드로이드TV 기능이 내장돼 있어 다른 앱 서비스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지상파, 종편 등 텔레비 실시간 서비스의 콘텐츠 수급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돼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텔레비'는 지난 2017년 9월 국내 KT스카이라이프(콘텐츠)와 중국의 샤오미(셋톱박스), 미국 구글(OS)의 협력으로 탄생한 OTT 서비스로 각광받았다. 지상파와 종편 등 8개 채널과 영화, 오락, 스포츠 등 장르별 30여개 채널로 구성했다. 다양한 VOD 시청도 가능했다.

당시 KT스카이라이프는 2018년까지 가입자 20만명 모집을 자신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6천~7천원 가량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KT스카이라이프는 경쟁 OTT 서비스인 왓챠와 푹(Pooq) 등을 플랫폼내플랫폼(PIP) 방식으로 도입하고 '약정없는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그러나 가입자가 약 3만여명 수준에서 정체가 지속되면서 실시간 채널 비중을 줄이고 3년 약정에 할인 프로모션 제공,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카이티비를 앞세워 자체 콘텐츠 공급 등 변화를 모색했으나 끝내 서비스 활성화가 여의치 않았던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KT스카이라이프나 KT의 '텔레비' 후속 등 구체적인 OTT 계획은 확정된 게 없는 상태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향후 추가적인)OTT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 역시 "올레tv모바일 고도화에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 '텔레비' 끝내 종료 …토종 OTT 한계 드러냈나

업계에서는 텔레비의 서비스 종료 배경으로 가입자 방어수단을 위한 세컨TV로서의 태생적 한계를 지목했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경우 방송을 포함한 인터넷 사업자들이 스키니번들 방식으로 주요 특정 채널을 제공함으로써 OTT로 이탈을 막는 방어적 수단으로 활용한다"며, "하지만 유료방송 시청비용이 저렴한 한국에서는 세컨TV 형태의 OTT가 방어적으로 쓰이기 어려운 부가상품인데다, 양방향성이 약한 KT스카이라이프가 이를 보완하는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해 활성화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성방송의 세컨TV인 텔레비가 부가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쟁 OTT인 넷플릭스 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과도한 콘텐츠 수급 비용에 콘텐츠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콘텐츠 차별화에 실패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 등 OTT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으나 이같은 투자 여력이 없었던 것도 한계"라고 진단했다.

OTT 역시 지상파와 종편, IPTV, 케이블TV와 마찬가지로 가입자당재송신료(CPS)에 준하는 콘텐츠 재판매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사간의 CPS 협상 등을 보면 기존 대비 높은 비용 책정 등 요구에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상파뿐만 아니라 종편도 기존 대비 높은 재판매 대가를 요구하고 있어, 말 그대로 토종 OTT의 설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글로벌 OTT 공세 속 OTT에 대한 지원보다 규제 등 논의가 우선되고 있는 정책 환경 등도 한계로 지적된다.

방송법 상 OTT 규제 등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상파 OTT '푹'과 SK브로드밴드 '옥수수' 합병에 차별적인 콘텐츠 제공을 금지하는 '콘텐츠 동등접근권' 을 조건으로 허용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콘텐츠재송신 또는 재판매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현실성 있는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비 종료는 국내 방송통신 융합시장 재편기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K콘텐츠 경쟁력이 높아도 독자 플랫폼이 없다면 글로벌 사업자에 대항하기 쉽지 않아 지원책과 공생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규제 논의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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