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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입품 1위 반도체 제조장비…연간 6조원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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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수입 상위 10개 중 4개가 반도체, 장비·소재…후방산업 취약 '여실'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대한 일본의 정밀 타격으로 한국 수출의 뿌리 깊은 대일 의존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반도체 분야의 첨단소재, 정밀기계 수입은 만성적인 대일 적자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품목들이다.

일본은 첨단소재, 전자부품, 생산장비 등 국내 업계의 주요 대일 수입품목에 대한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반도체 생산장비와 소재에 대한 추가 제재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 무역수지는 -259억달러(30조원)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무역수지는 -100억(11조7천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무역수지가 195억달러(23조원)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반도체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클린룸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ETRI]
반도체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클린룸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ETRI]

사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큰 무역수지 적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중동(292억달러, 34조원)에서 기록하고 있다. 원유 수입이 집중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일본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는 아세안(194억달러, 22조7천억원), 중국(117억달러, 13조7천억원), 베트남(131억달러, 15조3천억원), 미국(65억달러, 7조6천억원) 등 주요 교역국에서 흑자를 기록한 것과도 비교된다.

유독 일본에 대해 큰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국내 제조업 가동에 필수적인 첨단소재와 부품, 정밀기계류 수입 때문이다. 특히 국내 제1 수출업종인 반도체 부문의 대일 의존도가 크다. 무역협회 집계로 대일 수입품 1위가 반도체 제조장비로 지난해 52억달러(6조원)를 차지했다. 같은 품목 전체 해외 수입의 34%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 대일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대일 수입 전체 품목 2위가 각종 프로세서와 컨트롤러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으로 19억달러(2조2천억원)다.

전체 상위 10개 품목 중 개별소자 반도체(10억5천만달러, 1조2천억원), 제조장비 부품(9억5천만달러, 1조1천억원)을 포함하면 반도체 관련 분야만 4개다. 나머지는 정밀화학원료(1억9천만달러, 2조2천억원), 플라스틱(16억3천만달러, 1조9천억원), 고철(16억2천만달러, 1조8천만원), 철 및 비합금 강열연강판(12억6천만달러, 1조4천억원) 등이다.

한국은 삼성전자, 현대전자(SK하이닉스 전신)가 1980년대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미국, 일본, 대만 등에 비해 비교적 늦게 반도체 업계에 진출했다. 2000년대 초반 공급과잉 메모리 시장의 치열한 가격경쟁에서 살아남으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석권했다.

이에 비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생산장비와 원료, 공정상 특수소재 등 후방산업이 고르게 성장하지 못한 점은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목됐다. 그 중에서도 일본이 자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은 분야를 골로 이번 수출규제에 나섰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인식이다.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 윤원식 연구위원은 "미·일 등 반도체 선도국들의 경우 후방산업 위주로 반도체 산업구조를 재편했지만 한국은 이 부분의 성장이 여전히 지체된 상황"이라며 "일본의 이번 무역 도발이 중소기업 위주의 취약한 후방산업 지위를 반성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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