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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에 이어 한진重도 주인찾기, 조선업 '지각변동'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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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한진重 회장, 경영권 상실…자본금 700억원대로 추락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한진중공업도 주인찾기에 들어가면서 조선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대형 조선사에 이어 중형 조선사까지 시장재편의 바람이 불면서 세계 1위를 호령하던 국내 조선업계의 군살 빼기가 이뤄지고 있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 손에 넘어가게 되면서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경영권을 잃게 됐다. 이로써 한진중공업그룹은 사실상 도시가스 등 집단에너지(대륜 E&S)와 레저(솔모로CC) 부문만 남게 됐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가동률. [그래픽=이영웅기자]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가동률. [그래픽=이영웅기자]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발행주식 약 86.3%를 차등 감자한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30.98%)와 조 회장(0.50%) 등 대주주 지분은 전액 감자한다. 나머지 주식은 5 대 1로 감자되면서, 한진중공업 자본금은 5천303억원에서 727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채권단은 이달 말께 임기가 종료되는 조 회장 대신 조선업계 '원로'로 불리는 이병모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산학교수를 새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 교수는 지난 2015년 STX조선해양 사장, 2011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을 역임하며 조선업 구조조정을 이끈 경험이 있다.

아울러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에 6천87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춘다. 이 가운데 필리핀 현지 은행들은 1천6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지분 일부와 수빅조선소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져간다.

앞서 필리핀 은행은 1월 수빅조선소에 대해 4억달러 규모 제작금융 상환을 요구하면서 자금난에 처한 수빅조선소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제작금융 모두 한국 본사가 연대보증한 채무이다 보니 한진중공업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하지만 채권단의 이번 결의로 경영정상화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

◆대우조선-현대重 합병 본계약 D-4, 곳곳에서 암초

대우조선해양의 주인찾기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본계약은 오는 8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노조의 반발을 비롯해 독과점 논란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여서 조선업계 빅딜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달 27일 700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건물 앞에서 '대우조선 매각 저지 투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계란을 산업은행 사옥으로 던지기도 했다.

대우조선 노조가 지난달 27일 서울 산업은행 앞에서 매각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뉴시스]
대우조선 노조가 지난달 27일 서울 산업은행 앞에서 매각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뉴시스]

지난달 26일 오후에는 노조원 1천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약 4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총파업이 예정된 오는 6일 4시간 파업에도 동참한다. 또 오는 8일 확대 간부 상경 투쟁을 통해 매각 저지를 위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민주노총 총파업 동참을 논의 중이다.

독과점 논란도 벗어나야 할 숙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을 위해서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중국·일본 등 경쟁 국가들과 유럽·미국 등 주요 시장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특정국가의 반대로 인수합병이 좌절된 사례가 있는 만큼 사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경영난에 휩싸인 대우조선과 한진중공업의 주인찾기를 서둘러 마무리지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LNG선 위주의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조선사들은 저마다 살길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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