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인가 조건 준수여부에 대한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전파사용료와 상호접속료 제도가 SK텔레콤에 대한 규제 수단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곽수일)가 오는 25일 SK텔레콤이 지난 2001년 신세기통신 합병시 독점 방지를 위해 이행키로 했던 13개 조건을 위반했다고 결정할 경우, 정보통신부는 새로운 유효경쟁 정책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전파사용료와 상호접속료 제도는 정통부가 택할 수 있는 유효 경쟁 정책의 가장 중요한 수단.
전파사용료는 최근 전파특성을 감안해 차등화됐고, 상호접속제도는 장기증분원가방식(LRIC)으로 6월말까지 마련될 예정이다.
하지만 KTF와 LG텔레콤 등은 이번 기회에 객관적인 주파수 효율성을 기준으로 두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800MHz 대역을 독점하고 있어 PCS 사업자와 공정한 경쟁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요지다.
800MHz 대역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사용하고 있었으나 두 회사의 합병으로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KTF와 LG텔레콤은 1.8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후발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SK텔레콤은 "전파사용료는 이미 주파수 효율성을 감안해서 차등화됐고, 상호접속제도는 정부에서 주파수 차이에 의한 원가차이를 만들고 있다"며 정부 결정을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또 "PCS 업계에서 말하듯 주파수 효율성의 문제가 경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후발사업자들은 주파수 문제를 말하기 전에 스스로 원가 절감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파사용료, 당분간 개선되긴 어려울 듯
후발사업자들은 과징금이나 영업 정지, 시장점유율 제한 같은 한시적인 것보다는 전파사용료나 상호접속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을 구조적으로 치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MHz 대역은 기지국 투자 비용과 단말기 라인업, 국제 로밍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초기 기지국 투자비용과 감가상각을 고려했을 때 (SK텔레콤에 비해) 추가로 연 4천억원이 더든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전파사용료가 차등화됐지만, 이를통해 SK텔레콤이 더내는 비용은 연400여억원에 불과하다"며 "전파사용료는 더욱 차등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주파수 재분배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 효율성에 근거한 비대칭 규제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이것이 장기적인 경영상의 불확실성을 초래해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이미 정통부는 유효경쟁의 일환으로 전파특성을 감안해 전파사용료를 차등부과하는 안을 마련했다"면서 "당시에는 합의했다가 합병인가조건 심의에 맞춰 다시 제기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통부역시 전파특성을 감안한 전파사용료 차등화 방안을 만들어 6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당장 개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전파사용료를 비대칭 규제나 유효경쟁 정책의 일환으로 가져가기엔 불합리한 측면도 있다"면서 "일단 2년정도 지켜본후 결과를 평가해 개선여부를 정한다는 게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상호접속료 제도 개정에 관심 집중
접속료란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타 사업자의 망을 사용한 대가를 말한다.
통신 사업자는 가입자 유치실적과 관계없이 깔아놓은 망을 빌려주는 대가만으로 큰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중요하게 보고 있다.
정통부는 현재 장기증분원가(LRIC)방식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속료를 산정하기로 하고, 셀룰러와 PCS간 원가 차이를 계산하고 있다. ETRI와 KISDI를 통해 모델을 개발한 만큼, 수치를 적용하는 일만 남았다.
문제는 구체적인 수치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 하는 것. 정통부는 늦어도 6월까지 접속료 산정방식을 정하고 사업자들과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증분원가 방식 도입을 늦춰달라고 요구했던 PCS 업계는 걱정하는 분위기다. 현행 개별요율제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개별요율제를 적용했을 때에는 SK텔레콤과 비교했을 때 KTF의 경우 17%, LG텔레콤의 경우 29%의 원가차이가 있었다. 그만큼 접속료를 높게 받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장기증분원가 방식으로 개선될 경우 이 비율이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후발업체들은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정부가 전파사용료 모델 산정시 근거로 삼은 영국의 경우 접속료 산정방식을 장기증분원가 방식으로 바꾼 후 PCS 사업자들에게 불리해 졌다.
LRIC로 바꾼 후 오렌지와 원투원(이하 GSM 1.8GHz 사업자)과 보다폰,O2(이하 GSM 900MHz 사업자)간 원가차이가 7~8%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PCS 업계는 무조건 영국사례를 참조하기 보다는 한 사업자가 셀룰러 대역을 독점하고 있다는 국내 현실을 감안해 접속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효경쟁 정책의 취지에 맞춰 후발사업자의 접속료는 현실화하고,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의 접속료는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말이다.
반면 SK텔레콤은 해외 사례에서 보듯 방식이 바뀌어도 상호접속료의 급격한 인하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합병인가 조건에 대한 결과가 상호접속료 제도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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