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집에'는 이제 그만."
독자적 플랫폼 정책을 고수해 왔던 애플이 마침내 표준칩의 대명사격인 인텔 PC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한 동안 잠잠하던 PC시장에 새로운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인텔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음에 따라 PC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인텔 칩 도입으로 매킨토시 컴퓨터 사용자들도 마음만 먹으면 윈도OS를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애플의 변신이 'SW 제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 "애플, PC시장 확대에 긍정적"
애플은 1980년대 초반 PC를 시대를 선도한 주역이지만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하고 변방으로 밀려났다. 한 때 최고 기업으로 군림했지만 뒤늦게 뛰어든 MS의 위세에 밀리면서 미미한 존재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16%에 달했던 PC 시장 점유율도 5% 이하로 떨어진지 오래다. 특히 일반 사용자 대부분은 윈도OS와 인텔칩이 탑재된 소위 '윈텔 PC'를 쓰고 있다.
이처럼 애플이 PC 시장에서 변두리 기업으로 전락한 것은 특유의 폐쇄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변화된 시장 흐름을 무시한 채 다른 제품과의 호환을 거부함으로써 PC 대중화 시대에 역행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조치를 통해 애플은 30여 년 만에 제 갈길을 찾은 셈이 됐다.
일단 애플의 인텔 칩 도입은 PC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AP통신은 애널리스트들을 인용, 인텔과의 협력은 애플이 PC판매를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특히 인텔칩 도입으로 매킨토시 컴퓨터가 윈도 기반 PC들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주위의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애플은 노트북 시장에서 인텔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수년전부터 노트북용 칩 시장에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우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주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선 '코어 듀오' 프로세서를 공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애플이 오랜 동반자였던 IBM과의 관계를 과감하게 청산하고, 인텔과 손을 잡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MS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윈텔 듀오에 맞설 '맥텔 듀오'가 탄생함에 따라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MS로 향하게 됐다.
애플과 MS는 PC시장에서 오랫동안 '견원지간'으로 지내온 앙숙 사이. 애플은 파워칩과 독자 운영체제(OS)를 탑재한 PC를 혼자서만 내놓은 폐쇄적인 방식을 추구했고, MS는 인텔과의 공조를 발판으로 자사 OS를 대부분의 PC업체에 제공하는 개방적인 전략을 펼쳤다.
이를 감안하면, 애플과 인텔의 협력은 애플이 그동안 추구해온 독자노선에 에서 한발 물러선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MS도 맥텔 듀오의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인텔 기반 매킨토시 컴퓨터는 기술적으로 윈도 OS를 돌릴 수 있다. 맥OS의 애플리케이션 지원 능력에 아쉬움을 느껴왔던 사용자라면 매킨토시에 윈도를 깔아 쓸 수도 있게 됐다는 얘기다.
애플의 필 쉴러 수석 부사장은 AP통신을 통해 윈도를 판매하거나 지원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사용자들이 MS 윈도를 매킨토시에 탑재하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MS로선 환영할만 이슈. MS의 스콧 에릭슨 디렉터는 매킨토시 사용자들에게 이전에는 쓸 수 없었던 윈도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MS에 돌아오는 이익이 어느정도일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렇다면 애플의 인텔칩 도입은 MS에 호재로만 작용할 것인가? 얼핏 보기엔 윈도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의 행보는 순식간에 MS를 위협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특히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차세대 OS '윈도 비스타'가 애플의 '맥OSX'에 필적하지 못할 경우, MS의 기반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윈도 비스타'에 들어갈 기능 중 상당수는 '맥OS X'에서 먼저 구현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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