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흘 째인 25일 서울 시내 곳곳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애도의 물결이 끊이지 않았다.
국민장 결정에 따라 정부가 마련한 공식 분향소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분향소에는 정계 고위 인사와 일반 시민의 조문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부 분향소=정부가 설치한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9시 현재 4천836명의 정재계, 종교계 고위 인사들이 다녀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승수 국무총리 등 34명의 전·현직 국무위원들이 단체로 조문했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박근혜·강제섭 한나라당 전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이 조문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방명록에 '깊이 애도하며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이상득 의원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안타깝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또 임채진 검찰총장과 강희락 경찰청장, 안병만 교육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김황식 감사원장 등 정부측 인사들도 분향소에 들러 애도했다.
서울역 광장 분향소에는 정부측 인사보다는 일반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기차 여행객과 인근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서울역 광장 분향소에는 8천300여 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이 곳에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과 강금실 전 장관 등이 상주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이 두 곳을 포함해 성북구와 양천구, 구로구 등 서울지역 7곳에 설치된 공식 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3만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분향소= 시민들이 차린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는 그야말로 끝도 없는 애도의 물결로 뒤덮였다.
덕수궁 돌담길을 둘러싼 것도 모자라 덕수궁 뒤편 정동극장을 지나 이화여고 앞까지 늘어선 한갈래의 줄과, 영국대사관을 거쳐 서울시의회 청사 앞까지 둘러친 조문객 대기행렬은 끝 없이 펼쳐졌다.
정부 분향소와는 달리 방명록을 적거나 조문객의 수를 점검하지 않아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는 않지만 이 두 갈래의 줄이 이날 오후 4시부터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이시간까지 최소 5만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 분향소는 대한 문 앞 두 곳과 임시 분향소 한 곳 등 세 곳으로 나뉘어 있다. 이들 분향소 한편에서는 일부 시민단체가 준비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 운동이 한창이었다.
인터넷 카페와 동호회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자원봉사자 200여 명은 조문객에게 국화와 양초, 근조 리본을 나눠 주는 한편, 질서유지 요원으로 나섰다.
또 성금을 통해 준비한 물과 김밥을 조문객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분향소 옆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서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방영됐다. 전광판 주위로 몰려든 시민들 중에는 노 전 대통령의 생생한 육성이 흘러나오자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문 행렬에는 최문순 민주당 의원의 모습도 목격됐다.
조문객 김서희(31·여)씨는 "서민적이었던 생전 모습이 영상을 통해 나오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며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한문에 9개 중대, 서울역과 역사박물관에 각각 3개 중대 등 98개 중대의 경찰 병력을 서울시내 분향소 곳곳에 배치했다.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등은 불법집회 우려가 있다며 경찰 버스로 시민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 했다.
/이승호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김정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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