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조 수소 시장···저장·운송 장비 경쟁 '후끈'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기업들의 수소 저장·운송 장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탄소 규제로 대체제인 수소가 주목받으면서 관련 저장·운송 장비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는 셈이다.

3일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장비를 포함한 수소 시장은 2017년부터 연평균 6%씩 성장해 오는 2050년 연간 3천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2050년까지 한국 수소 수요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인 약 1천700만 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일진, 롯데, 한화 등 일부 기업들은 수소 물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일진그룹의 수소연료저장 솔루션 계열사인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튜브, 수소튜브트레일러 등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현대차 넥쏘에 수소탱크를 공급하고 있다.

수소저장용기인 수소탱크는 손실 없이 얼마나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수소탱크는 그동안 규격이 타입1부터 타입4까지 발전해왔다.

타입1은 수소를 담는 통(라이너)을 강철이나 알루미늄 등 금속제로 만든다. 반면 타입4는 플라스틱과 같은 비금속제로 라이너를 만들고, 탄소섬유로 감는 방식이다. 금속제인 타입1에 비해 타입4는 안전성과 효율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중 가장 진화된 타입4 수소탱크는 일진하이솔루스와 일본의 도요타 정도만 생산할 수 있다. 최근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탱크 40개를 담아 수소 500kg을 공급할 수 있는 수소튜브트레일러도 출시했다.

일진하이솔루스 관계자는 "그동안 경험이 자산이라 본다"며 "현대차에 물량을 공급한 경험도 있고, 파트너십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사내 벤처로 출발해 고압 수소 탱크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시마론'을 인수했다. 한화솔루션은 설비 증설 자금 등을 합쳐 2025년까지 시마론에 약 1억 달러(약 1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탱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수소 탱크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수소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도 2025년 10만 개 수소탱크 양산을 위해 고압 탱크를 개발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탱크를 2030년까지 50만 개로 확대 생산해 수소 승용차에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그룹은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에 베팅했다. SK㈜와 SK E&S는 올해 약 1조6천억원을 투자해 플러그파워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1997년 설립된 플러그파워는 차량용 연료전지, 수전해(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핵심 설비인 전해조, 액화수소플랜트 및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 다수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는 플러그파워와 함께 아시아 수소시장에 진출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 저장·운송 시장에 독자 기술을 가진 업체 뿐만 아니라 후발 주자들도 M&A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향후 성장률이 기대되는 시장인만큼 대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