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싱가폴외에 처음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열려 주목받았던 '부산 ITU 텔레콤 아시아 2004'가 지난 11일, 일주일 동안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려 '32개국 장·차관 방한'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던 이번 행사는 예상을 넘는 참관자가 전시장에 몰려 등록만을 위해 3, 40분씩 기다리는 등 성황리에 개최됐다.
국내기업들과 외국정부대표단 및 글로벌 IT기업간에 해외진출이 모색되기도 했다. 행사기간중 공식발표된 수출계약은 미미하지만, 900여건의 수출 상담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해당기업들이 논의된 내용을 어떻게 팔로업하느냐에 따라, 침체된 국내 IT 경기를 회복시키는 단비가 될 가능성도 있다.
개최지였던 부산도 만족하고 있다. 호텔 등 숙박업계는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100% 가동율을 보여 지금까지 개최된 국제행사중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부산 기업들 역시 해외마케팅 수준이 올라갔다고 만족해하고 있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조직위에 전시관을 공짜로 빌려주면서 까지 유치해 개최후 적자나지 않을까 했던 우려가 어느정도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행사에 참가했던 국내 기업들의 전시 품목이 기대이하였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들은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얻고 소통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를 주제로 통신방송 융합, 자동차통신융합, 차세대 핸드폰(DMB, WCDMA 등)을 선보였는데, 별로 새로울 게 없었다는 평이다. 심지어는 국내 전시회만도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행사 초기에는 보안검색이나 기자실, 행사장 시설 등에 대한 조직위의 준비 미흡이 눈에 거슬리기도 했으며, 중국 기업들이 별로 참여하지 않아 전체적인 참여 기업수와 관람객 수가 지난 2002년 홍콩대회때에 비해 줄기도 했다.
◆국내기업 총 900여건 상담진행...KT, 이란과 312억원 프로젝트계약
정보통신부는 12일 KT, SK텔레콤, 하나로, 삼성, LG, 팬택 등 금번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총 300여건 이상의 수출상담 및 계약, 양해각서(MOU) 체결 등의 결실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특히 KT는 이란의 주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ISP)인 아시아테크와 2005년까지 2천600만 달러(한화 312억원) 규모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기로 했고, 알제리텔레콤과도 2006년까지 15만 회선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SKT텔레콤이 베트남, 중국 등 7건을 상담하고, 삼성전자가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 7건, LG전자가 베트남 등 7건, 팬택이 인도네시아 등 15건, 하나로통신이 말레이시아 등 7건, 디노벤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10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중소기업들은 총 600여건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는데, 특히 부산 지역 IT기업을 포함 55개 중소기업들은 300만달러 이상의 수출상담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들이 참가한 한국관에서는 계약이 2건, MOU 체결 1건 등 총 581건의 상담과 250만달러의 수출이 성사됐다.
◆진장관 강행군, 태국장관, 코리아컴퓨터 RFID 사업 지원 약속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은 최대 하루 14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하면서 20여개국 장차관을 직접 만나 국내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했다.
ITU행사가 개최된 부산에서 사흘간 머무르면서 각국 장차관과 회담했으며, 9일에는 서울로 자리를 옮겨 영국 산업부 장관과 회담을 했다.
특히 베트남과 태국 장관과의 면담 성과가 눈에 띄는 데, 진장관은 도 쭝 따 베트남 장관에게 현재 사업계약에 기반한 협력형태(BCC)를 조속한 시일내에 합작회사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요청했다.
SK텔레콤, LG전자, KT 등 현지 진출 기업들이 가장 애먹고 있는 협력경영방식(BCC)의 문제점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지금은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통신 시장에 진출하려면, 똑같이 지분을 출자해도 그만한 경영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대신 향후 몇년 내 발생하는 수익을 나눈다. BCC 때문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도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기존 BCC 방식을 개선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면서 "그래서 2006년부터 조인트벤처(합작회사) 방식의 직접 투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미국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진 장관은 조중따 장관에게 우리도 (미국처럼) 조인트벤처 방식으로 외국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면서 "우리 기업이 이미 투자한 지분도 합작회사로 전환시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협조요청했다"고 밝혔다.
태국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중소 기업을 배석시켜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태국 수라퐁 수에윙리 (Surapong Suebwonglee) 장관 면담시 국내 전자태그(RFID) 물류 전문회사인 코리아 컴퓨터사의 태국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즉석에서 약속받은 것. 태국은 내년(2005년)부터 전자주민증 등 스마트 카드 및 RFID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의 태국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나라다.
아프가니스탄과 부탄장관들과 만났을 때에는 기술관료로서 지식을 바탕으로 지상파DMB가 저렴한 비용으로 산악지역이 많은 국가에서 방송 난시청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아와이즈 아흐메드 칸 레가리 (Awais Ahmad Khan Leghari) 장관은 자국어인 우르드어로 제작된 콘텐츠가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이 IT분야에 KISDI같이 훌륭한 정책연구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부럽다고 언급하면서 이런 기관을 자국에 설립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스라엘 우리 올레닉 (Uri Olenik) 차관과의 면담시 진장관은 우리가 현재 추진중인 IT839 전략에 보다 많은 비중을 할애하였으며, 이스라엘측은 큰 관심을 보였다.
양국은 앞으로 로봇, 음성인식, RFID, BT 및 NT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 올레닉 장관은 10월로 예정된 이스라엘 IT 전시회에 진장관을 초대했다.
시리아 모흐메드 바쉬 모나제 (Mohamed Bachir Mounajed) 장관은 한국이 인터넷 센터를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데 사의를 표명했다. 진장관은 인터넷 센터가 차질없이 설립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장관은 알제리 및 아프가니스탄과 장관회담 직후 양국간 협력 약정을 체결, 우리나라와 IT분야에서의 협력관계가 강화되어 우리기업의 알제리 및 아프가니스탄 진출에 큰 힘을 싣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시암술 무아리프 (Syamsul Mu'arif) 장관에게는 국내 기업의 바탐시 전자정부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인도네시아측은 전자정부 사업과 관련 우리나라에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 있음을 밝히면서,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했다.
쿠웨이트 쉭 아흐메드 압둘라 (Sheikh Ahmed Abdulah) 장관은 추진중인 전자정부 사업에 대해 설명했으며 한국과의 협력의사를 밝혔다. 진장관은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발굴하기 위해 전산원 관계자를 쿠웨이트에 파견할 것을 제안했다.
이밖에 서울에서 개최된 영국 슈테판 팀스 (Stephen Timms) 장관과의 장관회담에서 양측은 금년 하반기 한‧영 IT실무협력위원회를 할 것을 합의했다.
진장관은 장관회담중 초고속인터넷, DMB, 전자정부등과 관련, 코스타리카, 쿠웨이트, 몰디브 등의 장관이 국내 기업이나 기관과의 면담을 희망하자 즉석에서 면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인재간 교류도 활성화... 부산 지역경제에도 도움
유스포럼 행사를 위해 방한한 35개국 65명의 대학생들은 부산에 있는 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
유스포럼은 UN 산하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젊은 인재들의 참신한 사고를 정보통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만든 포럼이다. 아시아대회가 열리기 시작한 건 지난 2002년 홍콩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부산 과학고는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많은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과학기술부로부터 국내 유일의 과학 영재 학교로 선정된 학교다.
특히 캐나다 정부는 과학고를 방문, 캐나다의 뉴 펀들랜드에 있는 사이언스 센터(과학학생 육성, 증진 기관)와 부산 과학고간에 인터넷을 통한 교육 및 교류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캐나다 학교와 과학고간에 자매결연을 맺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부산ITU가 젊은 인재들이 국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이다.
태풍 '송다' 의 영향으로 걱정했던 것과 달리, 부산 지역 호텔 등 숙박업계도 호황을 누렸다.
해운대 웨스틴 조선비치호텔측은 "9월에는 비수기인데 객실 연회를 포함해 4억원정도 매출이 발행했다"면서 "지난 번 열렸던 월드컴 추첨때에는 별로 않좋았지만 이번엔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본부 호텔이었넌 파라다이스호텔측은 "행사기간 중 공식 연회 만 매출이 8억 5천만원"이라면서 "부산에 가장 큰 행사가 벡스코 개관 후 월드컵 추첨행사였는데, 그 때 5억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배 이상이다"라고 만족해했다.
또 "태풍이 7일날와서 제이콥스 회장만 취소하고 5일에 HP, 모토로라 등 주요 VIP가 모두 왔다"면서 "부산 대회의 성공적인 대최를 위해 객실요금은 오히려 싸게 했다"고 말했다.
부산관을 운영했던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최기홍씨는 "상담회 자체는 9일 하루 진행했지만, 바이어와 후속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부산 IT 기업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곳을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부산관을 찾은 기업들은 동경, 오사카, 후쿠오카, 나가사키 지역 회사 20개사 바이어 40명, 중국 북경 탄진시에 있는 기업 4곳, 영국, 미국, 러시아, 베트남을 포함, 총 100여개 정도에 달한다.
NTT 도코모 간사이 본부, 일본 벤처투자기업 CSK(IT 기업만 전문으로 투자하는 펀드회사), 동경에 있는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 회사 FAITH 등이 대표적인 회사다.
최기홍씨는 "10억원 정도 되는 계약이 2~3건정도 성사될 것 같다"면서 "부산 기업들이 1년에 해외로 나가거나 해외 바이어를 부산으로 초대하는 경우는 6번정도 밖에 안돼 해외 마케팅력이 부족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큰 기대를 안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ITU와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면서 "담당자 입장에서 100% 만족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ITU 텔레콤 자체가 기업수도 많이 빠지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방송 등 언론에서 분위기 조성해서 전체적으로는 잘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현아 기자 [email protected]/강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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