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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김학용 꺾고 압승…"참았던 친박들이 복수한 것"

범친박계 지지 업은 나경원, 103표 중 68표 얻어…비박 김학용 35표

[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자유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으로 친박계(친박근혜계)·잔류파의 지지를 받아온 나경원 의원(4선·서울 동작구을)이 11일 당선됐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세 번의 도전 끝에 한국당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가 됐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총 103표 중 68표를 얻어, 35표를 얻은 김학용 의원(3선·경기 안성시)을 눌렀다. 정책위의장에는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정용기 의원(재선·대전 대덕구)이 뽑혔다. 이날 투표에는 한국당 전체 의원 112명 중 당원권이 정지된 9명을 제외한 103명이 참여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당이 더 이상 예전의 계파 프레임,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를 선택했고, 선거표 수 결과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통합의 단초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초 박빙의 경선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나 원내대표가 33표 차이로 김 의원을 꺾고 압승한 것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에 이어 두 번 연속 비박계(비박근혜계)·복당파에게 원내지도부를 내줄 수 없다"고 판단한 범친박계의 표가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초·재선 의원은 74명(66%)에 달한다.

나 원내대표의 경쟁자로 나섰던 김 의원은 비박계 수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2015년 새누리당 대표를 맡을 때 비서실장을 지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바른정당 창당을 위해 탈당했다가 복당했다. 나 원내대표는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탈당하지 않아 잔류파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남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중진 의원은 이날 경선이 끝난 직후 아이뉴스24와의 만남에서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복당파에게 두 번 연속 원내지도부를 내줄 수 없다는 의원들의 자존심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김무성 의원에 대한 반발심리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이 뒤에서 보이지 않는 힘으로 (강석호·김학용 의원 간) 단일화를 중재한 것에 대한 반발이 많았다"면서 "또, 김 의원이 김학용 의원을 밀어주려고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 단일화 전에 불출마 선언을 했어야 계파 논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그동안 탈당파(복당파)들이 똘똘 뭉쳐서 자기들 세상이 온 것처럼 한국당을 좌지우지하지 않았냐"면서 "그걸 더 이상 참고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 의원들이 심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당파들이 개선장군처럼 행동한 것에 대해서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총선 국면에서 나 원내대표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만남에서 "팽팽할 거라고 봤는데 표 차이가 꽤 많이 났다"면서 "총선 앞두고 나 원내대표의 전국전인 인지도가 당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대한 의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당이 위기이고, (계파 대결보다는)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으니, (김 의원보다) 계파 색채가 옅은 나 의원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거칠고, 독단적으로 당을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거부감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나 원내대표는 경선 상호토론에서 "지난 원내지도부가 매우 잘 싸웠지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투쟁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를 하면, 지난 '누구의 시즌2'가 된다"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수도권 중진의 비박계 의원은 통화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10표 내외로 차이가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이라면서 "김 전 원내대표가 의원들한테 실수한 게 많다. 김학용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2' 이미지가 강하다. 김 전 원내대표를 싫어하는 친박들이 나경원 의원을 통해 복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오미기자 ironman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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