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의 NOW 레오강]이청용의 부재, 기성용이 짊어진 짐
2018.06.06 오후 12:01
마지막까지 대표팀 걱정, 조언자 역할로 마무리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지난 3월 축구대표팀의 북아일랜드 원정에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었습니다. 대표팀의 리더이자 주장 기성용(29, 스완지시티)이 가장 믿고 신뢰했던 이청용(30, 크리스탈 팰리스)이 등장했죠.

이청용은 오전 일찍 런던에서 저가 항공을 직접 발권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까지 왔습니다.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서였죠.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졌고 신태용 감독도 선발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이청용을 뽑지 않았죠.

사실 신 감독은 이청용에게 정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지난해 12월~올 1월에 걸친 유럽 출장에서 이청용의 출전이 예상됐던 경기에 관전했습니다. 그러나 선수 교체가 적기로 유명했던 로이 호지슨 감독은 이청용에게 교체 출전 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당시 조이뉴스24는 영국 런던 현지에서 신 감독을 우연처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이청용이 필요한데 뛰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두 번의 월드컵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기에 이청용이 살아나기를 바랐지만, 쉽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청용은 늘 대표팀 걱정을 했고 북아일랜드전에서는 관중석에서 관전했습니다. 우리 공격진은 역동적이었지만,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1-2로 역전패했습니다. '이청용이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당시 취재 기자의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습니다.

대표팀은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벨파스트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폴란드 카토비체행 항공기에 올랐는데 이청용은 출국문 앞까지 와서 모든 동료와 악수를 하며 배웅했습니다. 그만큼 대표팀에 대한 사랑은 깊었죠.

신 감독은 그에게 희생해주기를 바랐고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에 기회를 줬습니다. 하필 후반 10분 엉덩이 부상으로 문선민(26, 인천 유나이티드)과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습니다. 문선민이 골을 넣으면서 이청용과 극명하기 대비되는 상황까지 만들어졌지요.

결국, 지난 2일 이청용은 23명의 최종 명단에 없었습니다.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표현은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경기 출전이 적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을 뿐이죠.

이청용의 한 측근은 "온두라스전이 끝난 뒤 이청용 스스로 대표팀 탈락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더 여유 있는 행동을 했던 것 같다. 대신 (기)성용이 걱정을 많이 했다. 혼자 짊어져야 하는 짐이 많기 때문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일까요, 이청용은 대표팀 28명의 선수단 단체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에서 23인의 명단이 발표된 뒤에도 나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청용 아바타'로 불리는 이재성(전북 현대)이 밝힌 바에 따르면 "청용이 형과 월드컵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항상 함께 뛰고 싶었다.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응원해줬다. 개인적으로도 큰 힘이 됐다"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하더군요.

이청용이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남겼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측근에 따르면 "수배들이 월드컵 준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해서 이런저런 노하우를 풀었던 것으로 안다"고 하더군요.

이제 남은 것은 주장 기성용의 몫이 됐습니다. 기성용은 이청용이 꼭 함께 월드컵에 가기를 진실하게 기원했습니다. 애석하게도 기성용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대표팀 전체를 리드하며 월드컵 본선 경험까지 나눠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고 기성용이 해야 할 일도 많아졌습니다. 이청용의 부재로 나 홀로 베테랑이 된 기성용이 어떻게 극복하며 선수단을 이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미 4일 훈련에서 한 번 분위기를 제대로 잡았으니 기대감도 더 커지네요.




/레오강(오스트리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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