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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vs빈공…국정원 진실찾기 결국 '헛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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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조, 진상 규명과 국정원 개혁안 도출에 미흡

[채송무기자] 사상 초유의 국정원 국정조사가 지난 19일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49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새누리당의 적극적인 증인 감싸기(?)와 민주당의 정보 부족 속에 국정원 대선 개입의 진상 규명과 국정원 개혁안 도출이라는 당초 목적에는 크게 부족한 국정조사였다는 게 중론이다.

여야는 21일 불출석 증인·미합의 증인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여야가 주장한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에 대한 증인 합의에 실패하면서 현재로서는 청문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회 국정조사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가 21일 출석할 가능성에 대해 "100% 없다"며 "국정조사에 한 사람의 증인이 출석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중요한 증인도 아니다. 어제로써 (국정조사는) 끝났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의 핵심 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일명 국정원 댓글 여직원으로 알려진 김모씨 등 국정원 전·현직 직원과 당시 수사를 맡았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등이 증언대에 서면서 여러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의 국정원 직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과 관련된 수사 CCTV가 공개돼 국정원의 정치 댓글이 있었고, 글의 삭제도 이뤄졌다는 점도 드러났다.

민주당 국정조사 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도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많은 국민들이 경찰 동영상을 통해 범죄 현장, 경찰의 민낯을 봤다"며 "가장 중요한 성과는 작년 12월 16일 3차 토론회 현장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가 경찰의 허위 수사 발표 내용을 이미 3시간 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 공개된 것이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번 국정조사는 여권의 총력 방어전과 야당의 정보력 부족으로 커다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국정조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새누리당은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을 문제 삼으면서 10일을 공전시켰고, 이후에도 국정원 기관보고의 공개 문제로 파행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정조사가 재개된 이후에도 거친 말싸움과 증인에 대한 방어, 집단 퇴장으로 철벽 방어라인을 쳤다. 지난 19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새누리당이 하루에 세 번이나 퇴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새누리당의 증인 감싸기 속에서 핵심 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증인 선서도 거부했다. 야당이 주요 증인으로 지적한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은 권영세 주중대사와의 관계에 대해 자주 연락을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선 직전 전화 통화한 사실에 대해서는 '기억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민주당은 예상됐던 새누리당의 방어를 뚫을 정도의 정보를 갖지 못했다. 여당의 총력 방어가 당초 예상됐지만, 이를 넘을 만한 작전은 없었다. 물론 박근혜 정부 초반이어서 제보를 통해 정보를 얻는 야당에 취약했지만, 이번 국정조사에서는 여론전을 이어가며 국민적 관심도를 끌어올리려는 야당의 작전마저 없었다.

오히려 'NLL 포기' 논란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합의하면서 이후 '2008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국면을 불렀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전략 부족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여야가 국정조사를 통해 서로를 향한 극한 갈등을 이어가면서 향후 여야 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조사가 아무런 성과 없이 사실상 끝나면서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접을 명분도 얻지 못했다.

야당은 당분간 특검을 주장하면서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의원이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에서 "(국정원 댓글 의혹이)국정조사로 제대로 진상이 규명되지 않는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한 이후 특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청래 의원도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김무성·권영세 두 분에 대한 증인채택이 안 되었고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감싸기를 했기 때문에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특검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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