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저의 재킷이 마음에 드시나요?"
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약 1만여 명의 참관객·취재진들에 건넨 말이다. 공식 석상에서 검은 재킷을 즐겨 입는 젠슨 황 CEO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참가한 CES 기조연설에서도 보란 듯 검은 재킷을 입고 무대 위로 등장했다.
재킷은 있지만 'K-메모리'는 없었다. 젠슨 황은 이 자리에서 RTX 신제품에 미국 D램 업체 마이크론의 GPDDR7을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외신의 예상과는 달리 삼성전자 메모리 탑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처지다. 젠슨 황 기조연설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0.9%p, SK하이닉스 주가는 2.4%p 각각 하락했다.
블랙웰 기반 GPU 신제품⋯지포스 RTX 50 시리즈 공개
이날 젠슨 황이 공개한 RTX 신제품은 차세대 아키텍처 블랙웰 기반의 '지포스 RTX 50' 시리즈다. 지포스는 데스크톱·노트북 등 PC 제품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다.
RTX 50 시리즈 최고 모델은 RTX 5090이다. 젠슨 황에 따르면 RTX 5090에는 92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된다. 전작 대비 최대 2배 이상의 연산 능력을 갖췄다고 한다.
다만 RTX 50 시리즈에는 마이크론 GPDDR7을 탑재한다고 콕집어 언급했다. K-메모리는 배제됐다. 업계 최초로 GDDR7을 개발한 건 삼성전자다. SK하이닉스도 GDDR7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시리즈 가격은 크게 낮췄다. RTX 4090의 경우 1599달러였지만 같은 성능의 RTX 5070은 549달러로 책정됐다. 3분의 1 수준이다. RTX 5090도 1999달러로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이외 RTX 5080은 999달러, RTX 5070 Ti는 749달러로 각각 책정됐다. 젠슨 황은 "AI 덕분에 원가를 절감했다"고 했다. 시리즈 가격 절감에 현장에선 환호성이 나왔다.
새로운 물리적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 출시 예고
RTX 신제품뿐만 아니다. 젠슨 황은 이날 "새로운 물리적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물리적 AI란 로봇, 자율주행차와 같은 물리적 요소와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물리 AI 모델은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방대한 양의 실제 데이터와 테스트가 필요하다. 코스모스를 통해 개발자가 방대한 양의 물리 기반 합성 데이터를 손쉽게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엔비디아 측 설명이다.
코스모스 모델은 로보틱스와 AV 커뮤니티 작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오픈 모델 라이선스로 제공된다. 개발자는 엔비디아 API 카탈로그에서 첫 번째 모델을 미리 보거나, 엔비디아 NGC 카탈로그 또는 허깅페이스에서 모델 제품군과 미세 조정 프레임워크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젠슨 황은 "모든 개발자가 자체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전문 지식과 리소스를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물리 AI를 대중화하고 모든 개발자가 일반 로보틱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코스모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용 초소형 AI 슈퍼컴퓨터인 '프로젝트 디지트'도 공개했다. 슈퍼컴퓨터인데 크기가 손바닥만하다. 엔비디아의 최신 CPU인 그레이스와 블랙웰을 결합한 GB10이 기반이다. 기조연설 현장에선 '언빌리버블(unbelievable)'과 같은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라스베이거스(미국)=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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