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사고"?⋯정육점서 스스로 왼팔 절단한 20대, 보험사기로 '실형'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정육점에서 스스로 팔을 절단한 뒤 수억원의 보험금 타 낸 20대가 결국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박현진 부장판사)은 보험사기 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21일 아산 한 마트 정육점에서 스스로 왼팔을 절단한 뒤 이듬해 1억 8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보험사 여러 곳으로부터 5억 7000여만원을 더 타내려다 보험사기를 의심한 회사들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당시 A씨가 각 보험사에 청구해 얻을 수 있는 보험금 총액은 7억 5000여만원에 달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 측은 "절단 작업을 하던 중 우족이 톱날에 끼어 움직이지 않자 우족의 한쪽 끝을 양손으로 함께 잡아 앞뒤로 흔들다 사고가 났다"며 "우연한 사고에 불과할 뿐 고의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고 발생 경위에 대한 A씨 진술의 신빙성, 보험 가입 시기와 A씨의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보험사기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씨가 같은 해 11월 12일 5개 보험에 가입한 데 이어 약 3주 뒤인 12월 2일 2개 보험에 추가로 가입했다. 이후 19일 후 팔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그는 금융권과 지인들에게 빚진 1억원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월 25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했다.

법원은 또 수년간 정육 가공 업무를 해온 A씨가 사고 직후 부상이나 기계 고장을 유발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처 방식을 보인 점도 석연치 않다고 봤으며 그의 사고 경위 진술 내용 역시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씨와 같은 마트에서 일하던 정육 팀장은 "사고 발생 전 기계 상태가 안 좋다거나 교체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은 20대의 나이에 왼 팔뚝을 절단당하는 고통과 후유 장해를 무릅쓰면서까지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변소하지만 당장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미래의 이익을 지나치게 할인하는 판단력 부족이나 자기통제 결여의 결과물은 형사 법정에서 흔히 목격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저지른 보험사기 범행은 보험금 누수를 발생시켜 보험회사의 경영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이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다수의 보험계약자에 피해를 주고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