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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 회귀하는 하나로통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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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 이사회가 29일 5억달러(5천850억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하나로통신 사태는 파란을 거듭한 끝에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게 됐다.

이날 이사회 결정사항중 중요한 것은 외자 유치를 통해 중장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오는 9월6일까지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는 것.

또 상환 만기를 넘긴 해외BW(신주인수권부 사채)는 SK가 9월1일까지 1천200억원 어치의 CP(기업어음)를 인수, 모두 책임지기로 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외자유치에 강력히 반대해 온 LG는 판정패한 형국이다. 반면, LG의 유상증자에 쌍수를 들고 반대해 온 SK는 1천200억원의 어음을 떠맡은 댓가로 짜릿한 승리를 맛본 셈이 됐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외자유치안이 결정되자 LG측 이사인 남영우 KIDC 사장이 이사회장을 박차고 나갔다. LG는 이사회 결정에 반대한다는 의미이다.

또 이날 이사회가 외자 유치안을 승인했어도 주주총회 승인을 남겨두고 있어 아직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LG의 반대는 주총에서 외자유치안을 부결시킬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당장 하나로통신의 신용도 급락을 우려했던 단기 유동성 자금은 해결되게 됐으나 중장기 재무구조 개선안을 승인하기로 한 오는 10월21일 주주총회의 최종 승인 여부는 아직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하나로통신 신용도 회복 가능성 열려

일단 SK그룹이 1천200억원의 하나로통신 CP를 인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하나로통신의 신용도는 회복될 수 있게 됐다. CP의 만기는 약 6개월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 유동성 극복을 위한 자금 마련이 확정됨에 따라 하나로통신은 중장기적으로도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하나로통신은 그동안 "이번 단기 자금 문제만 해결될 경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흑자경영이 가능하고 지속적인 신용도 상승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외자유치 주총 통과는 불투명...LG, 거세게 반발

하나로통신 이사회가 외자유치안을 승인하기는 했으나 아직 주주총회 통과라는 과정이 남아 있어 외자유치 여부는 최종적으로 오는 10월21일 주주총회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결정된 외자유치 안은 주당 3천200원으로, 액면가 미만이다. 때문에 주주총회의 특별 결의 사안이다.

이는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한 안건이다.

현재 15.89%의 지분을 가진 LG가 주총에서 반대할 경우 외자유치안의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LG측에서는 하나로통신의 이사회 직후 외자유치안 수용 여부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 이사회에 LG측 이사로 참석한 남영우 KIDC 사장이 회의장에서 도중에 퇴장하는 등 강한 반대의사를 표명, LG가 외자유치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LG 입장에서는 하나로통신 경영권 인수에 실패할 경우 데이콤, 파워콤 등 유선통신 계열사들의 구조조정이 어려워져 통신사업 강화가 사실상 어려워지게 된다.

통신시장에서 하나로통신 장악으로 KT와 SK에 대해 '대역전'을 노리던 LG는 큰 좌절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마지막까지 LG는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를 반대할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이와 관련, 하나로통신 노조는 소액투자 운동을 적극 벌여 LG가 반대하더라도 주총에서 외자유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활동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LG 승복 가능성도 점쳐...정통부, "주총 거부 좌시 않겠다"

LG가 주주총회에서 결국은 외자유치에 찬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8일 정보통신부가 LG, 삼성, SK 등 하나로통신의 대주주들을 모아 중재를 추진한 자리에서 변재일 차관이 이사회에서 결정된 방안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반대하는 주주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결국 LG텔레콤, 파워콤, 데이콤 등 통신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LG가 정통부의 압력(?)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주총회에서 LG가 끝까지 외자유치안에 반대, 결국 외자유치가 무산될 경우 하나로통신의 중장기 재무구조 개선 방안은 다시 한 번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LG가 이번 외자유치 방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결정하는지에 따라 LG그룹의 통신사업과 하나로통신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자유치 성공하면 하나로통신은 '외국인 회사'

오는 10월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외자유치가 결정될 경우 하나로통신은 사실상 외국인 회사가 된다.

5억달러의 외자유치가 성사되면 외국 투자가들은 하나로통신의 지분 39.6%를 가지고 대표이사를 제외한 11명 이사 가운데 5명의 이사 선임권을 갖기로 했다.

외국투자가들은 현직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을 교체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투자자금도 최소 3년에서 최장 7년까지 보유하고 있을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국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의 17%를 차지하고 유선통신 시장에서 KT와 직접 경쟁을 벌이는 제 2시내전화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은 외국인이 경영하는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국내 통신시장에 외국 경영진의 입김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 경쟁구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외자가들어오면 LG그룹은 우호지분을 포함, 15.98%이던 지분이 9.6%선으로 떨어지게 된다. 사실상 하나로통신에 대한 경영권 장악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

한편, 이번에 외자유치를 적극 추진했던 SK텔레콤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LG그룹으로부터 분리, 유·무선 통합 환경에서 유선인프라가 필요한 경우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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