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제도의 틀 안에 갇힌 교육이 오래 누적돼왔기에 더더욱 '기업가 정신' 교육이 필요합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17일 서울 강남 네이버 D2 스타트업팩토리에서 열린 '앙트십 코리아 콘퍼런스' 내 열린 토론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앙트십'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의미하는 브랜드 키워드다.
이날 콘퍼런스는 '미래를 준비하는 인재 교육:앙트십(기업가정신)'이라는 부제로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기업가정신 교육을 짚어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기업과 학계는 물론 학교 교사 등 관련자들이 모두 참석해 왜 기업가정신 교육이 필요한지부터 아직 국내에 뿌리 내리지 못한 기업가정신 교육에 관해 짚어 보는 행사다.
김상헌 대표는 "컴퓨터가 없던 판사 재직 시절 도서관에서 일일이 책을 펼쳐 복사하는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이슈별로 판례를 모아보자는 제안을 했던 적이 있다"며 "비록 개선은 안됐지만 기업가정신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업가정신 교육은 창업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인재 교육이 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네이버 역시 기업가정신 교육이 국내 정착해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과 기업가정신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창소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
김 대표는 "우리 사회 교육의 틀을 깨려면 일종의 '충격요법'이 필요하다. 재단에 후원을 결정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라며 "어느정도는 타고나는 것도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주변에 자꾸 알리고 같이 참여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도 "더 나은 창조를 위해 현재 갖고 있는 걸 다 파괴시키는 '창조적파괴'가 필요한데 우리는 파괴적인 보존만 하고 있다"며 "도전, 혁신, 창조를 시작하기 전에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동조했다.
염 총장은 또한 "학생들은 취업이 안돼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 바쁜데 대학 입학 전 스펙 몇개 쌓는다고 평생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며 "공부가 '호기심'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 학생들에게는 '노동'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남민우 한국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역시 "기업이든 개인이든 어디에나 문제는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천에 옮길 때 그것이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라며 "창업을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업가 기질도 일정 부분은 타고 나는 것인만큼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도 "인공지능이나 무인자동차가 일반화될 미래에는 청소년들이 지금 배우는 지식이 쓸모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격변의 시대를 자기 주도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기업가정신 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콘퍼런스 개최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공교롭게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를 통해 한국이 '창조경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대기업, 공무원 등 안정된 일자리를 갖는 것을 칭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각종 규제로 기업가정신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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