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지적장애·자폐 등 발달장애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발달장애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보완대체의사소통(AAC) 앱을 무료로 배포한 것.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사장 윤송이)은 24일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의 AAC(보완대체의사소통) 시리즈'를 구글플레이에 무료로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11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나의 AAC 시리즈는 심각한 의사소통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들이 자신의 요구나 바람을 표현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앱이다. 이용자들이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기초', 아동', '일반'까지 총 세 가지 버전으로 구성됐다.
이 앱은 발달장애인들이 자주 겪는 상황을 수백 개의 핵심 상징으로 구성, 발달장애인들이 이를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유도한 점이 특징이다. 가령 배가 고플 경우, 밥그릇의 이미지와 '배가 고파요'라는 문구가 포함된 화면을 터치하면 된다. 이때 '배가 고파요'라는 음성과 해당 이미지가 스마트폰에 출력돼 나온다. '밥'과 '주세요'라는 두 상징을 연결해 '밥 주세요'라는 표현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재성 전무는 "자폐나 지적 장애의 경우 텍스트보다는 그림이, 그림보다는 사진이 더 쉽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AAC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빈도가 증가하고 부모와의 상호작용 기능이 향상되는 등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있다"며 나의 AAC 시리즈에 대한 효용성을 설명했다.
나의 AAC 시리즈는 내년 3월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보조 공학 국제 컨퍼런스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발달장애인 매년 늘지만…의사소통 지원은 '미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유형별 장애인 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발달장애인은 총 20만여 명으로 전체 장애인 중 8% 수준이다. 발달장애인의 숫자도 매년 7천여 명 가량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발달장애인들의 의사소통 장애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 및 보조공학 기기 등이 발전하지 못한 상황이다. 발달장애 비중이 타 장애에 비해 낮고 의사소통 능력이 개인별로 차이가 커 관련 기술 개발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비영리 공익 재단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이처럼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발달장애인에 주목, 이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입장이다.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은 영상인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권리이자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만든 AAC가 좀 더 원활하게 소통하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쁘고 보람되는 일로 AAC가 더 발전하고 보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장애 아동 전문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황보정희 원장은 "발달장애인들도 어눌하거나 느릴 뿐 분명 의사를 표현할 수 있으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그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동"이라며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함께 연구하고 내놓은 나의 AAC 시리즈는 발달장애우들을 위한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나의 AAC 시리즈 출시에 이어 AAC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AAC 종합정보사이트(www.myaac.co.kr) 운영을 시작했다. 또한 AAC를 필요로 하는 현장과 학계, 지방자치단체, 정부 등과도 지속적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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