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처에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통신사가 자취를 감췄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이 적신호가 켜진데는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4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5대 주요 매출처는 애플,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 유통업체 잉그램 마이크로,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스프린트다. 이들 5대 매출처의 매출 비중은 전체 약 13% 수준이다.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는 모두 스마트폰 유통과 관련된 IM 부문 소관이다. 애플은 삼성전자 DS부문에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를 구매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문은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5대 매출처에 이름을 올린 중국 1위 이통사 차이나모바일이 올해 3분기에는 빠졌다는 점이다. 차이나 모바일은 지난해 1~12월 분기보고서까지 매출처 명단에 포함됐지만, 1분기 보고서부터 사라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중국·북미 스마트폰 시장 등에서 성과를 발판으로 휴대폰 사업에서만 6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이후, 올해 3분기 휴대폰 영업익이 2조원 밑으로 추락한 추이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공교롭게 차이나모바일은 지난해 말 애플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애플이 올 들어 중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의 중국 판매량은 줄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매출처는 유동적"이라며 "매출처는 매출액에 관계없이 전체 매출액에서 비중대로 명시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애플과 차이나모바일 협력, 삼성에 역풍?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의 중국 휴대폰 사업 지표는 좋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피처폰과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합쳐진 3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15.4%로 1위를, 삼성전자가 13.5%로 2위를 차지했다.
피처폰과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합쳐진 3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15.4%로 1위를, 삼성전자가 13.5%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도 샤오미가 16.2%,를 삼성전자는 13.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까지 2년간 중국 휴대폰·스마트폰 시장 정상을 지켜왔지만 이번 분기에 이 자리를 샤오미에 넘겨줬다.
차이나모바일의 최근 휴대폰 판매 전략도 삼성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삼성의 최대 라이벌 애플과 지난해 단말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압박으로 저가 스마트폰에 힘을 싣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9월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앞으로 대당 600위안(10만원)이 넘지 않는 4G 스마트폰을 금액 보전 없이 보급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전체 4G 단말기의 70%가 1000위안(17만원)이 안 되는 단말기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달중 갤럭시A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중저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지만, 중국 제조사의 저가공세와 이통사의 소극적 지원을 이겨내야 한다.
IHS 케빈 왕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이통사들에 대한 보조금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삼성이 베트남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중국 제조사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기는 어려워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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