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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휴대폰 수익 역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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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기자] 현재 세계 휴대폰 시장엔 딱 두 개 업체만 있다. 삼성과 애플이다. 지난 1분기 휴대폰 시장 전체 수익의 100%를 두 회사가 올린 것. 적어도 수익을 기준으로 보면 두 회사 외엔 전혀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투자조사 전문회사인 캐나코드 제뉴이티가 6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애플의 휴대폰 부문 영업 이익은 80억3천400만 달러로 시장 전체 영업익의 57%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이 60억1천900만 달러로 43%를 점유했다. 두 회사를 합한 영업이익 점유율은 딱 100%란 계산이 나온다.

삼성과 애플을 제외하면 휴대폰 시장에서 제대로 수익을 낸 업체는 없다. 노키아가 500만 달러, 블랙베리 1천700만 달러 정도 영업이익을 올린 데 불과했다. 소니(1천900만달러), HTC(100만달러) 역시 사실상 큰 의미 없는 수익을 올렸을 따름이다.

게다가 모토로라는 지난 분기에 1억7천9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모토로라의 손실분은 한국의 LG전자가 메워줬다. LG는 지난 1분기 1억2천300만달러 수익을 올리면서 수익 점유율 1%를 기록한 것. 결국 LG를 비롯해 소니, HTC 등 5개사의 수익 규모(1억6천500만달러)를 다 합하더라도 모토로라의 손실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해까진 수익-마진 모두 애플이 압도적 우세

삼성과 애플이 본격적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것은 지난 해부터다. 삼성은 지난 해 들어 스마트폰 출하 대수 면에서 애플을 추월하면서 최강자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은 지난 해 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0%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익 면에선 여전히 애플의 시대가 계속됐다. 애플은 아이폰5 출시 직전인 지난 해 3분기를 제외하면 휴대폰 시장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독식했다. 지난 해 1분기 애플의 휴대폰 영업이익은 104억 달러에 달했다. 휴대폰 시장 전체 영업이익의 74%를 독식했다.

반면 삼성은 지난 해 1분기 휴대폰 영업이익이 37억달러 수준이었다. 이익 점유율도 26%로 애플에는 크게 못 미쳤다. 그마나 애플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수익을 내는 업체라는 점에 위안을 삼아야 할 정도였다.

이런 추세는 지난 해 내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이폰 출시 직전 분기인 지난 해 3분기 이익 점유율 47%로 59%까지 떨어진 애플을 추격한 것이 전부였다.

지난 해 1년 전체 영업이익을 보더라도 삼성은 애플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애플은 2012년 한 해 동안 휴대폰 부문에서만 359억 달러 가량을 벌어들였다. 덕분에 휴대폰 시장 전체 영업이익 중 69%를 혼자 챙겼다. 반면 삼성의 휴대폰 영업이익은 175억 달러 조금 못 미쳐 애플의 전반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 이익 점유율은 34%였다.

지난 해 삼성과 애플 두 회사 영업이익 비중은 103%였다. 이런 계산이 가능한 건 나머지 업체들이 전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시 노키아는 이익 점유율 -2%를 기록햇으며, 모토로라와 소니 에릭슨 둘이 -1%에 머물렀다.

마진 면에서도 애플은 40% 이상 수준을 줄곧 유지한 반면 삼성은 20% 수준에 머물렀다. 수익성이나 이익 규모 모두 삼성은 애플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올 들어 삼성-애플 수익 점유율 격차 크게 줄어

그런데 올 1분기 들어 삼성이 무섭게 약진하면서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일단 수치 면에서 두 회사 격차가 크게 줄었다. 애플은 지난 1분기 영업익 80억 달러로 수익 점유율 57%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은 60억 달러로 43%까지 치고 올라왔다.

더 눈에 띄는 건 바로 마진이다. 지난 해 줄곧 40%를 웃돌았던 애플의 영업마진이 올 들어선 35%까지 떨어진 것. 지난 해 1분기 영업마진이 46%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에 무려 11%P나 떨어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애플의 마진이 떨어지는 건 평균판매가격이 급속하게 하락한 때문이다. CNN머니를 비롯한 외신 분석에 따르면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은 최근 3개월 동안 28달러나 떨어졌다.

이 같은 판매 가격 하락은 최신폰인 아이폰5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가 지난 달 발표한 자료를 보면 1분기에 판매된 아이폰 중 아이폰4와 4S 등 구형 모델 비중이 47%에 달했다. 아이폰5가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전 모델에 비해선 수명이 크게 줄어든 모양새다.

이를 직전 모델인 아이폰4S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아이폰4S가 출시된 것은 2011년 4분기. 첫 분기 90%에 달했던 아이폰4S 비중은 두 번째 분기 때 뚝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73% 수준을 유지했다. 아이폰4S는 아이폰5 출시 직전 분기인 2012년 8월까지 판매 비중 63%를 유지했다.

이 수치를 염두에 두면 캐나코드 제뉴이티의 다음 분석에 힘이 실린다. 2분기엔 삼성이 규모 뿐 아니라 내실 면에서도 애플을 제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마이클 월크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판매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삼성 최신 폰인 갤럭시S4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2분기엔 삼성이 세계 휴대폰 시장 수익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분기 '골드 크로스' 충분히 가능할 듯

그 부분을 한번 따져보자. 일단 애플은 지난 달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6월 마감되는 2분기(애플 회계연도 기준으론 3분기)에도 영업 마진이 1분기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은 9월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일찍 나오더라도 2분기 중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분기 아이폰 수요는 1분기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반면 삼성은 지난 3월 갤럭시S4를 선보이면서 한창 마케팅에 힘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량 면에서도 애플과 격차를 벌일 가능성이 많다.

삼성은 지난 해 5월 출시한 갤럭시S3를 총 5천만 대 판매했다. 올해 최신작인 갤럭시S4는 1억 대 가량 판매한다는 게 삼성의 목표다. 유통 현황을 보면 이런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해 갤럭시S3는 세계 145개국 269개 사업자를 통해 출시됐다. 반면 갤럭시S4는 세계 155개국 327개 이통사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나라는 10개가 더 늘어났고, 이동전화 서비스 업체 수 역시 58개사가 더 확대됐다.

반면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통신사가 240개에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2011년 9월 이후 애플과 아이폰 공급계약을 맺은 통신사 수는 12개에 불과하다. 가입자 수 7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해 , 그리고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도 현재까지 아이폰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전례를 살펴봐도 상황은 삼성 쪽으로 좀 더 기운다. 애플은 지난 해 아이폰5 출시가 지연되면서 하반기에 크게 고전했다. 특히 지난 해 3분기엔 마진율이 36%까지 떨어졌다. 덩달아 휴대폰 시장 이익 점유율도 59%까지 하락하면서 삼성과의 격차가 12%P까지 줄어든 전례가 있다. 직전 분기인 2분기에 35%P에 달했던 두 회사 점유율 격차가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따라서 현재 시장 상황과 지난 해 전례를 복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2분기엔 수익 면에서도 삼성이 애플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굉장히 큰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 차기 모델 희비 따라 최종 승자 결판날 듯

아이폰 차기 모델 성공 여부가 애플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일단 아이폰 차기 모델 출시 시기가 3분기 이후로 미뤄질 경우엔 삼성이 이익 면에서도 애플을 크게 뛰어넘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폰5부터 조금씩 틈이 보이기 시작한 '아이폰 신화'를 되살리는 것도 애플에겐 또 다른 과제다. 아이폰 차기 모델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지 못할 경우엔 마진이 계속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애플은 철저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일관해 왔다. 반면 삼성은 강력한 제조 능력을 토대로 신제품 수명을 짧게 가져가면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아이폰5 출시 전까지는 애플의 전략이 비교적 잘 먹혀들었다. 아이폰4S까지만 해도 신모델에 대한 선호가 굉장히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폰5가 나오면서부터 애플의 프리미엄 전략에 조금씩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애플 입장에선 뭔가 변화를 꾀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팀 쿡은 어떤 해답을 들고 나올까? 이 부분이 올 하반기 이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인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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