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올 하반기 국제 유가는 하락할 전망이지만, 국내 유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주장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유소들이 마진 폭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정보망과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의 ℓ당 가격은 6월 2주차 1천911.11원, 3주차 1천912.02원, 4주차 1천918.42원, 5주차 1천921.74원으로 4주 연속 상승했다.
또 같은 기간 자동차용 경유도 ℓ당 1천729.41원, 1천731.23원, 1천741.25원, 1천746.38원으로 역시 4주 연속 올랐다.
반면, 국내 유가를 산정할때 반영되는 싱가폴 국제 현물시장 휘발유가격은 지난 6월 한달간 3.4%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주간별 싱가폴 시장의 휘발유가는 6월 2주차 120.54달러, 3주차 119.56달러, 4주차 116.30달러, 5주차 114.74달러로 내렸다.
싱가폴 경유가격도 6월 2주차에 배럴당 129.37달러를 기록했으나, 5주 120.89달러로 4주 연속 가격이 떨어졌다.
싱가폴 시장의 제품 가격이 1∼2주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유가에 반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유가는 내리고 국내 유가는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소비자시민모임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6월 중 원-달러 평균 환율도 1천81.27원으로 지난 5월(1천88.05원) 대비 0.6% 하락해 국내 기름값 하락 요인으로 확인됐다.
정유사의 공급 가격도 ℓ당 보통휘발유가 6월 2주차 1천768.65원에서 4주차 1천785.26원(16.61원↑)으로 꾸준히 상승하다 5주차에는 1천763.95원으로 내렸다.
같은 기간 경유가격도 1천598.44원에서 1천633.01원으로 상승했지만, 5주차에는 1천592.67원으로 인하됐다.
이 같은 현상은 7월 들어서도 이어졌다.
7월 1주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ℓ당 휘발유가격이 1천761.75원, 경유가격이 1천591.25원으로 지난 6월 5주보다 각각 2.20원, 1.42원 하락했다.
하지만 주유소 가격은 여전히 상승, 휘발유가격은 7월 1주 1천921.06원에서 2주 1천927.34원으로 6.28원, 같은 기간 경유가격은 1천745.46원에서 1천748.51원으로 3.05원 각각 올랐다.
이서혜 소비자 시민모임 팀장은 "주유소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또 유가 할인 3개월 동안 적자분을 상쇄하기 위해 유가를 올리고 있다"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와 함께 주유소들의 마진 폭 축소로 국내 유가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유소 협회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오피넷에 공급하는 가격과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은 다르다"면서 "오피넷 가격은 대리점과 주유소 공급가를 합산한 평균 가격이기 때문에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1만2천여곳 가운데 월평균 판매량에도 못미치는 주유소가 78.8%에 이른다.
또 GS칼텍스의 지주 회사인 GS 관계자는 "자영 주유소들이 가격을 높게 받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특히 주유소 공급가격은 정유사의 유통 단계에서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는 통상 정유사들이 주유소와 직거래로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중간에 대리점을 통한 유통은 10% 미만 이지만,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자회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일선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전량 공급하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와 관련, 최근 매출 500대 주유소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주유소들의 가격 인하를 압박했다.
한편, 7월 들어 싱가폴 시장유 석유제품 가격은 7월 1주 휘발유가 배럴당 121.65달러(전주比 4.23달러↑), 2주 123.70달러(2.05달러↑), 같은 기간 경유가격은 126.19달러(2.54달러↑), 130.15달러(3.96달러↑) 인상됐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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