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국내 유력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가 2020년 8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주목된다.
800만 가입자는 사실상 유료시장 전체 1위가 되겠다는 의미다. 게다가 티브로드의 '꿈'이 이뤄지기 위해선 대폭적인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티브로드는 4일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에서 '기업이미지(CI) 개편 및 비전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매출 및 가입자 목표와 향후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티브로드는 올해 매출 8천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320만인 가입자를 연내 340만으로 늘리고 2015년 500만, 2020년 800만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다.
티브로드는 계열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인 티캐스트의 콘텐츠 영향력과,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무선 전화 경쟁력 등을 버무려 그룹 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이상윤 티브로드 대표는 "콘텐츠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 고객과의 소통, 네트워크 고도화, KCT를 통한 무선서비스 등을 통해 경쟁력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800만 가입자' 목표의 의미는?
티브로드가 제시한 목표치는 장기적인 SO 규제 완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행 방송법상 1개 SO는 전국 77개 권역 중 3분의 1을 점유할 수 없다. 또 케이블TV 가입자 중 3분의 1 이상을 확보할 수 없다.
이 같은 이중규제를 적용하면 현재 케이블TV 가입자 1천500만 가입자 중 1개 MSO가 점유할 수 있는 가입자는 340만~350만 정도 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티브로드가 올해 말까지 34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도 현행 규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500만, 2020년 8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는 정부 주도의 대폭적인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하는 사안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부터 청와대 업무보고 등을 통해 SO 이중규제 완화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MSO들은 우선 권역 규제를 없애고, 가입자 규제는 IPTV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PTV는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중 3분의 1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돼있다. 케이블TV 업계는 빠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법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는 허수를 제외하고 약 1700~180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티브로드가 2020년까지 800만 가입자를 확보키 위해서는 3분의 1 가입자 규제가 2분의 1까지로 완화돼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다.
이날 티브로드의 목표 제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케이블TV 사업을 키워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M&A가 빈번한 케이블TV 업계에서 끝까지 남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 같은 사안을 감안한 듯 이상윤 티브로드 대표도 "법제도가 바뀌지 않고 (MSO가) 성장하는 것은 제한적이며, 가입자 규제가 개선된다면 2012년까지는 내부역량 강화를 통해 추가적인 M&A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KT-KT스카이라이프 결합상품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열풍에 대해 이상윤 대표는 "OTS 등을 포함해 올해의 경우 경영 계획에 대비해 고전하고 있다"면서 "OTS에 대해 정책당국에서 현명, 공정한 판단 해줄 것이라고 보고 케이블TV 전체 경쟁력을 갖고 충분히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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