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정만원)이 내년 3월 부터 1초당 과금제를 도입하기로 한 데 이어, 집전화를 대체할 만한 요금 수준의 이동전화 상품(유무선 대체상품, FMS, Fixed Mobile Substitution)를 출시해 파란이 예고된다.
이번에 선보인 유무선 대체상품(FMS)는 SK텔레콤 가입자가 월정액 2천원을 내고 집이나 사무실 등 특정 지역을 정해두면, 유선전화로의 발신은 유선전화 요금을 이동전화로의 발신은 인터넷전화 요금을 받는 상품이다.
10초당 18원인 기존 이동전화 요금이 인터넷전화 요금(10초당 13원)이나 유선전화 요금(3분당 39원) 수준으로 저렴해 지는 셈이다.
특히 별도 단말기가 없어도 사용중인 휴대폰으로도 이용가능하며, 기존 통화료 할인제(망내할인, 온가족할인제 등)와도 중복 적용돼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유무선대체상품(FMS)는 일반 주택뿐 아니라 상가, 오피스텔, 사무공간 등 고객이 원하는 한 곳을 할인 존(Zone)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월 1회에 한해 할인 존을 변경할 수 있고, 가입과 해지도 자유로와 가입자 확산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 상품은 사실상 집전화 대체 상품"이라면서 "SK텔레콤의 홍보 의지에 달렸지만, KT 집전화나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물론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전화 사업도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09년 9월 현재 유선통신사업자의 인터넷전화 가입자(기업+가정)는 KT 126만6천588, SK브로드밴드 86만8천450, LG파워콤 190만6천341 등이다.
하지만 KT측은 "이동전화 서비스 중 부가서비스에 불과하다"면서 "할인지역 반경은 KT의 유무선통합(FMC)에 비해 넓을 수 있으나 월정액 2천원을 내야 하고 지정된 할인 지역이 1개로 한정되는 반면, FMC의 경우 와이파이 존에서 이용가능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단말기 안 바꿔도 돼 유무선통합(FMC) 보다 편리
SK텔레콤이 내놓는 FMS는 KT가 얼마전 선보인 유무선통합(FMC)서비스에 비해 음성 통화를 더 싸게 할 수 있다.
FMC의 경우 와이파이(Wi-Fi) 탑재 단말기가 있어야 하고, 홈게이트웨이 장비도 필요하나 FMS는 이동통신 기지국을 그대로 사용한다.
SK텔레콤은 "가정용 FMC는 인터넷기반으로 별도 AP(Access Point)를 설치해야 하는 등 번거롭지만, FMS는 이동전화 기지국 기반으로 가입과 함께 할인 존을 설정해 신청한 주소지를 입력하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고 편리성을 강조했다.
이어 "FMS는 통화 중 할인 존을 벗어나도 이동통신망을 통해 핸드오프(Hand-off ; 통화단절 방지 기능)를 지원해 일반적인 이동전화 수준의 통화 품질을 제공하는데 반해, FMC는 할인 존을 벗어날 경우 핸드오프가 미지원돼 통화가 끊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BT는 2005년 FMC를 도입했다가 2008년 중단했고, 독일에서 O2가 최초로 FMS를 도입한 뒤 유럽 등 30개 국가에서 FMS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SKT 주도 유무선 대체 본격화
특히 이번에 선보인 기지국 방식의 FMS 서비스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기지국의 셀(Cell) 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 할인지역은 고객이 설정한 주소지보다 훨씬 넓다. FMC의 경우 서비스 가능 지역이 AP로부터 반경 20~30m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요금할인 효과에서 FMS가 월등하다는 이야기다
표준요금제를 이용하고, 월 200분의 통화를 하는 평균적인 이용 고객의 통화 패턴을 감안할 때, 월평균 음성통화료 40% 가량의 할인 효과가 예상되며, 월평균 ARPU 2만1천600원을 감안하면, 약 8천610원의 통화료가 절감이 기대된다고 SK텔레콤은 밝혔다.
특히 집전화를 완전히 FMS로 대체할 경우 3인 가구를 기준으로 연간 30만원 가량의 가계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합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따라 다양한 경쟁력 강화방안을 강구해 왔고, 그 결과 무선통신 역량을 최대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FMS를 채택했다면서 지난해부터 할인 존 설정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1년 여간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이순건 마케팅기획본부장은 "이제 유선전화 통화를 이동전화가 대체하는 FMS 서비스가 출시돼 이동통신이 집전화와 인터넷전화 등 유선통신을 빠르게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시장이 유무선 통합 경쟁체제로 이동하면서 SK텔레콤의 강점인 무선 경쟁력을 유선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고객에게도 저렴한 고품질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SKT, 가정과 기업용 유무선통합(FMC)도 출시
SK텔레콤은 B2C형 FMC 서비스 제공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SK텔레콤은 B2C 시장에서 대다수 고객들은 FMS 서비스 만으로도 충분한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데이터(Data)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을 위해 가정용 FMC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와이파이(Wi-Fi) 모듈이 탑재된 휴대폰으로 와이파이 존에서 인터넷전화 요금 수준으로 요금을 할인해 주는 것이다. 영업사원처럼 음성과 데이터 사용량이 많고 활동 반경이 넓은 고객들을 고려해 B2C형 FMC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데이터 중심의 FMC가 가능한 스마트폰을 10월에 출시했으며, 인터넷전화(VoIP) 음성 모듈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연내에 출시하고, 내년 1분기 중에는 일반폰(Feature Phone)에도 VoIP 모듈을 탑재한 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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