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값 내달 중 가격 인하

제분업계가 밀가루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

11일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제분업계에 따르면 내달 중 밀가루 가격을 6~8%선으로 인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가격 인하에는 밀가루 원료인 원맥의 국제 시세가 최근 두 달 새 26% 가량 낮아졌기 때문이다. 거기다 정부의 지속적인 가격 인하 요청에 부담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원맥이 안정세를 찾았지만 지난해 4분기 환율손실분이 워낙 막대했었다. 올해 들어 간신히 흑자로 전환하기 시작했는데"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밀가루와 설탕을 동시에 생산하는 일부 제당제분업체의 경우 '밀가루값 인하 없이는 설탕값 인상이 불가하다'는 당국의 '트레이드 오프' 제안에 울며 겨자 먹기로 밀가루값 인하카드를 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원당가격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하자 밀가루와 설탕을 동시에 생산하는 일부 제당제분업체들은 설탕 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피력해왔다.

CJ제일제당측은 "밀가루 값은 낮춰야 하고 설탕가격은 올려야 하는 입장인데 손익면에서 상당한 애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그나마 안정세였던 원당 가격이 급등하면서 밀 가격 하락 분을 상쇄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설탕 값을 올리기 전에 밀가루 값을 먼저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어쩔 수 없이 밀가루 가격 인하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가격 인하로 그동안 밀가루 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던 과자, 빵이나 자장면, 칼국수 등 각종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