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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스템반도체 '척박한 현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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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CC "일본·대만 잡겠나" 비판

정부와 업계가 시스템반도체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매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환경이 척박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아시아반도체집적회로학회(A-SSCC) 한국 내 지도부는 오는 11월 제4회 행사를 앞두고 9일 서울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지적했다.

A-SSCC의 기술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카이스트 유회준 교수는 "우리나라가 시스템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일본과 대만에 앞서야 하지만, 아직까지 산업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가 미약해 앞으로 경쟁국과 격차가 더 확대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우리나라는 일본에서 열리는 제4회 A-SSCC 행사에서 22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는 대만(30편), 일본(29편)에 뒤지는 수준이다.

한국은 43편의 논문을 제출해 22편이 선정됨으로써 지난해 25%에 그쳤던 채택률을 이번에 51.2%까지 높였다. 하지만 채택률에서 일본(54.7%), 미국(54.6%)에 미치지 못했고, 산업계의 논문 제출·채택 건수가 많은 미국·일본 등 반도체 선진국과 달리 학계가 논문 발표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정부와 업계는 지난 6월 반도체산업통합협회의 출범과 함께 현재 2%대에 불과한 시스템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을 오는 2015년까지 1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전체 반도체 분야에서 20% 정도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쪽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시장 규모가 큰 시스템반도체 쪽 경쟁력이 미국, 일본은 물론 대만과 비교해서도 크게 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 교수는 "시스템 온 칩(SoC) 부문 협회를 반도체산업통합협회로 묶으면서 오히려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국내 대기업이 생산하는 휴대폰 등 완제품 내에서 국산 시스템반도체 비중이 턱없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기업들과 전자·자동차·조선 등 완제품 분야 대기업들의 연계로 휴대폰·멀티미디어·DMB에 치우친 반도체 설계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에서 학생들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도, 이들을 받아줄 국내 시스템반도체 일자리가 크게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카이스트 조성환 교수도 "우리나라 대학의 반도체 설계전문 교수는 많아야 5~6명에 그치지만, 대만 국립대학의 경우 40여명에 이르고 있다"며 "이들이 석·박사 인력을 계속 배출한다고 봤을 때 한국과 대만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본은 반도체 밸리를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있고, 대만은 중국의 거대 완제품 산업과 연계해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키우는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 1~2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이 포진하고 있는 대만에 비해 우리나라는 반도체 설계-제조-유통의 한 축이 빈약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윤병진 SoC산업진흥센터 전 센터장은 "지난 6월 통합협회의 출범과 함께 오는 10월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일반 산업 분야 대기업과 팹리스 기업들의 연계를 위한 포럼이 출범할 예정인 것을 비롯해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결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4대 전략 13대 추진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연계 강화와 반도체 설계 전문인력 양성 등 추진과제들은 국내·외에서 이미 추진 중인 전략과 유사한 것들로, 시스템반도체 선도국을 따라잡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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