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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 '경쟁사 압박'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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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값 예상밖 급등세…韓 경쟁력 강화는 지속전망

D램 업계의 불황 속에서 역대 최고조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출하량을 늘려 경쟁사를 압박하려 했던 전략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21일 시장조사기관등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기 대비 5~7%의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D램 가격이 2분기에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삼성전자의 예상과는 사뭇 다른 양상. 경쟁사들이 시장의 공급초과 및 가격폭락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출하량을 더욱 늘려 압박한다는 계획도 빗나간 셈이다.

실제 대규모 D램 거래의 평균가격을 나타내는 고정거래가격은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 들어 완연한 회복세다. 4월들어 2차례 오름세를 보인 D램 가격은 5월 초 12~14% 급등한 데 이어, 다시 5월 말에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D램 예상밖 급등…제조원가 수준 돌파

5월말 기준 주요제품인 512메가비트(Mb) 667메가헤르츠(MHz) DDR2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1.13달러선.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선두기업들이 생산비중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높이고 있는 1기가비트(Gb) DDR2 D램의 고정거래가격도 연속 상승세에 힘입어 2.25달러까지 오른 상태.

이같은 D램 가격의 상승은 최대 수요처인 PC 업계에서 하반기 성수기에 대비해 재고를 축적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대규모 적자에 시달린 해외 D램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적잖이 축소하고 있다는 점도 D램 가격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지난 19일 발생한 하이닉스 중국 D램 공장의 정전사태도 시장의 공급초과 현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후발기업들을 비롯해 512Mb D램의 평균제조원가는 1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 5월 초를 기점으로 1달러를 넘어서, 국내외 제조사들의 실적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D램 2위 기업인 하이닉스가 2분기 적자폭을 상당히 줄이고, 3분기 전체적으로 대규모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만의 D램 후발기업들이 회생의 기회를 맞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D램 후발업체들 '기사회생' 가능성

이같은 추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가격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출하량 확대 등 공격적인 전략을 취해온 삼성전자로서는 새로운 변수가 생긴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이후 경영설명회를 통해 올해 D램 비트그로쓰(Bit Groth, 비트 기준 출하량 증가율)를 업계 평균인 50~60%를 크게 웃도는 100%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출하량을 늘려 경쟁사를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출하량 확대계획에대해 일각에선 '경쟁사 죽이기'라는 지적도 있었다. 가격하락이 이어질 경우 후발업체의 퇴출 등이 가시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삼성전자측도 "해외 후발업체들은 계속해서 돈을 벌지 못할 것이고, 7~8월 이후엔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이 나타날 것"이라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D램 가격이 상승하면서 후발업체들은 기사회생 가능성이 커졌고 삼성측도 예상은 다소 빗나갔지만 가격상승에따른 수익확대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1위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는 게 우리의 기본 전략"이라며 "시장상황에 따라 회사의 전략대로 가는 것이지, 경쟁사를 죽인다는 게 삼성전자의 방향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지위 강화될듯

D램 가격은 연속 급등세로 당분간 주춤할 수 있지만, 3분기까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의 서원석 연구원은 "하이닉스 정전으로 인한 공급물량의 감소 영향 등으로 D램 가격은 2분기 상승, 3분기 강세, 4분기 하락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D램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업계 1~2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4~5월 50나노미터급 공정을 도입해 D램을 양산하고 있다. D램 공정의 회로선폭을 60나노급에서 50나노급으로 줄이면 생산량을 50% 늘리고, 제조원가는 30% 정도 낮출 수 있다.

해외 중·하위 업체들이 아직 60나노 공정조차 제대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이닉스 김정수 상무는 "해외 후발업체들이 당장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D램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다 해도 대만 등 기업들이 채산성을 맞추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경쟁사들의 추가 투자를 제한하고 입지를 축소시켜, 시장상황이 개선되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결국 최근의 가격안정에도 해외 D램 제조사들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별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및 향후 전략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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