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리눅스, 유닉스 따라잡나?

x86 서버의 매출 비중이 드디어 유닉스 서버를 따라잡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HP는 이번 3분기 자사 매출중에서 x86 서버가 유닉스 서버 비중을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한국HP 역시 이번 3분기를 기점으로 자사 x86 서버 사업부의 매출과 유닉스 서버 사업부의 매출이 5 : 5 정도로 균형을 이루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한국IBM이나 한국썬 등 다른 유닉스 서버 업체는 이같은 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국내 서버 시장에서 HP가 단연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두 제품군의 매출이 균형을 이뤘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분기당 3만대 출하 돌파-4소켓 고가 서버 판매량도 늘어

x86 서버는 그동안 출하 대수 면에서 단연 유닉스 서버를 압도했지만 아직 매출액 기준으로는 유닉스 서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최저 가격이 수십만원대인 제품이 많을 정도로 제품 단가가 낮은데 비해 유닉스 서버는 낮아야 수천만원, 높게는 수십억원을 헤아리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 시장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유독 '유닉스 사랑'이 강한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IDC 서버 조사 담당 최진용 책임 연구원은 "증권사나 공공기관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아직 유닉스 서버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들어 x86 서버 시장은 출하 대수 기준으로 10만대를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과 온라인 게임사 등을 중심으로 x86 서버 구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분기당 출하 대수도 사상 처음으로 3만대를 넘어섰다.

저가형 서버지만 이의 매출 합계가 유닉스 서버의 매출을 따라잡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4소켓 서버, 블레이드 서버 등 단가가 억원대를 넘나드는 고가형 x86 서버의 매출도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 한 몫을 했다.

한국HP x86 서버 사업부 관계자는 "무조건 확장형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던 기업들이 서버 통합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블레이드 서버나 4소켓 서버 등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x86 서버 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6%에 달하는데 반해 유닉스 서버 성장률은 연간 1~2% 안팎임을 감안하면 전체 서버 시장의 매출 규모가 역전되는 날도 머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BM의 파워-썬의 솔라리스 '아직은 강세'

하지만 "아직은 유닉스"라는 생각도 시장엔 지배적이다. 한국IBM의 경우 유닉스 서버인 시스템p 부문과 x86 서버인 시스템x 부문의 매출 비중이 7:3 정도로 우위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썬은 저가형 유닉스 서버의 명성을 살려 매출 비중이 8:2 정도로 높다.

한국IBM 시스템p 사업부 탁정욱 본부장은 "유닉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곳은 아니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유닉스 서버 확장 및 통합 수요가 많아 당분간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IBM이나 한국썬 역시 한국HP 못지 않게 x86 서버 사업을 전사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비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오래지 않으리란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IDC 최진용 연구원은 "유닉스 서버의 강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짧으면 3년 길어도 5년 안에 역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