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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언제오나"…사면초가에 빠진 위성D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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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2주년 '가입자 증가둔화, 재송신 가물가물'

오는 5월1일로 서비스 개시 2주년을 맞는 위성DMB 사업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가입자 증가율은 기대치를 밑돌고, 활성화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따라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연말 200만 가입자를 확보, 적자를 털어내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지금 풍랑 앞의 돛단배와 같은 양상이다.

◆저가폰 경쟁 속 가입자 증가세 감소

지난 3월 위성DMB 가입자는 2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TU미디어 임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수치는 영업일수가 적은 2월보다 가입자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작년 3월(5만1천명)에 비해서도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말까지 누적 가입자는 113만 명. 지난해 11월 9만8천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2월 7만7천 명 올들어 1월 6만 명, 2월 3만2천 명, 3월 2만 명 등 계속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위성DMB와 지상파DMB를 함께 볼 수 있는 차량용 통합단말기를 출시한 TU미디어는 이 같은 가입자 추락세의 대 반전을 기대했다. 지상파DMB에 비해 콘텐츠가 다양하고, 전국 어디서나 수신할 수 있는 위성DMB의 장점과 무료라는 강점을 지닌 지상파DMB를 하나의 단말기에서 선택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로 부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이있었다.

월 7천원만 내면 방송서비스와 함께 길안내 서비스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고 4월말까지 구입하면 가입비를 면제해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TU미디어 관계자는 "통합단말기를 통해 97% 이상을 차지하던 휴대폰 겸용 가입자의 다변화를 유도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한다는 기대는 여전하지만 일단 차량용 비중이 적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경쟁과 동시에 저가 단말기 경쟁이 치열해지며 상대적으로 비싼 단말기인 위성DMB가 유탄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7개월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지상파DMB는 3월말 기준으로 누적 단말기 판매가 400만대를 기록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상파 재전송 협상 "언제 되려나"

더구나 위성DMB의 활성화에 관건을 쥐고 있는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2005년 4월 방송위원회가 '사업자 자율계약'을 전제로 지상파 방송의 위성DMB허용을 결정했지만 KBS와 MBC, SBS, EBS 등 방송 4사 사장단은 '노사 양측이 인정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보류'키로 결정했다.

'노사 양측이 인정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라는 애매모호한 단서 때문에 ▲지역 지상파DMB 사업자 선정 시점 ▲지역 지상파DMB 방송 시작 시점 ▲지역지상파DMB 수익 시점 등 재송신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2기 방송위원들이 사업자 자율이라는 책임도 못질 결정만 남긴 채, 손을 떼버림으로써 의무재송신 채널이자 공영방송인 KBS1TV 조차도 허용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MBC와 TU미디어가 진행했던 지상파 방송 재협상 역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나고 만 것으로 확인됐다. MBC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도 재송신 협상 시기가 도래했다는 시각과 아직 멀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협상이 사실상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만간 지상파 및 위성DMB 방송을 모두 시청할 수 있는 이른바 '듀얼DMB' 휴대폰이 선보인다는 점은 TU미디어 사업전략의 적지 않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듀얼DMB폰 출시는 TU미디어와 지상파 방송사간의 재송신 협상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듀얼DMB폰이 인기를 끈다면 굳이 재송신 협상을 벌일 필요가 없고,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우 위성DMB에서 지상파 재송신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TU미디어의 모기업인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에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5월 초 삼성전자의 듀얼DMB 휴대폰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해 자회사의 사업지원을 위해 듀얼폰 출시를 더 이상 늦추지는 못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TU미디어 관계자 역시 "오는 5월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듀얼DMB 폰은 삼성전자 '가로본능폰'의 일종으로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정책당국, 규제완화 검토 필요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올해 200만 가입자를 확보려는 TU미디어의 당초 계획은 벅차 보인다.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5년 965억원, 작년 2006년 842억원에 이어 올해에도 큰 폭의 적자로 마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보통신부, 방송위원회 등 정책당국은 일반 기업이 시작한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TV 산업활성화라는 정부의 정책추진에 따라 1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한 지원책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위성DMB가 파생하는 산업유발 효과가 적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사업허가를 내줬다는 점을 볼때 지금처럼 뒷짐만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4월27일 진대제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은 위성DMB 개국식에 참석해 국회의장을 직접 찾아가 "실업 해소와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감안하면 DMB 서비스가 돼야 한다"고 역설해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일화를 소개하며, 위성DMB가 산업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TU미디어는 3년마다 허가 및 검사를 받던 위성방송보조국(Gap Filler)에 대한 심사유효기간 연장(3년에서 5년으로), 무선국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모바일TV에 맞는 홈쇼핑 방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편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지상파DMB와 위성DMB가 함께 발전하기 위해선 형평성에 맞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방송위원회는 정치권에서조차 논란을 빚고 있는 고정형 홈쇼핑 채널을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마저 재검토 하면서도, 모바일TV에 적합한 상품선정 및 프로그램 편성변경에 대해선 '원칙'을 내세우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송계 관계자는 "덧붙여 TU미디어 역시 모든 것을 재송신 탓으로 돌릴 게 아니라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며 "2대주주로 올라선 미국 위성방송사업자 에코스타와 실질적인 해외진출의 가시적인 성과도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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