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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小기업 열전](7) 컴투스.."모바일 게임의 처음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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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모바일 게임 개발사 컴투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IT 전문 벤처 캐피털 월든 인터내셔널과 스톰 벤처스로부터 8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는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다.

연초부터 투자유치 협상을 진행해온 박지영 컴투스 대표는 "내수 시장 침체로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이 일시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 투자이기에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박지영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우리에게 오라. 모든 재미와 즐거움을 주리라'를 모토로 사명을 컴투스(com2us)로 정했다.

보문동의 한 옥탑방에서 출범한 컴투스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신산업을 개척,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간100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선두 업체로 그 위상을 굳혔다.

국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은 물론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등 40여개국에 자체 개발 게임과 다른 개발사들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게이트웨이(Gateway)' 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벨소리, 캐릭터에 이은 3세대 모바일 킬러 콘텐츠로 꼽힌다. 연 매출 1천600억원대 규모의 시장에 500여개 업체가 뛰어들 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전장(戰場)'이다.

컴투스와 비슷한 시기에 출범, 산업의 '아침'을 함께 열며 경쟁했던 많은 업체들이 부침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컴투스는 끊임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가능케한 '컴투스의 힘'은 무엇일까?

◆ "미래와 가능성에 주목하라"...모바일 게임 산업의 '아침'을 열다

컴투스를 설립한 후 하드웨어 전문 정보 웹 서비스를 시작한 박지영 대표는 모바일 게임 사업이라는 아이템에 착안하게 된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폰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급속히 확산되는 휴대폰 보급, 발전하는 단말 기술을 감안하면 어떤 산업보다 성장성이 높고 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한 것.

컴투스는 99년 8월, LG텔레콤을 통해 왑(WAP: 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게임 '개구리 점프', '보석 찾기', '탱크 전쟁' 등 3종을 서비스하며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의 출발을 열었다.

사업초기에는 새로운 서비스의 시장 안착을 위해 수익 모델이 전혀 없는 시범 서비스로 게임을 제공했다.

2000년 들어 컴투스의 행보에는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페노아전기', '연인' 등의 왑게임이 인기를 얻었고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최초의 모바일 RPG게임 '춘추열국지'를 서비스 했다.

컴투스 외에도 마나스톤, 언와이어드코리아 등이 게임을 연이어 출시했고 이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휴대폰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로 다가온 것.

2000년 이후 모바일 게임 산업은 어느 정도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시장성을 갖추게 됐고, 컴투스는 KTB네트워크로부터 20억 투자유치를 받으며 그 성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컴투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또 한 차례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2000년 하반기, LG텔레콤을 통해 최초로 자바 플랫폼 기반의 VM(Virtual Machine) 게임을 선보인 것.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브라우징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왑게임은 통신료 부담으로 인해 그 보급에 한계가 있다. 반면 VM게임은 일정한 정보이용료와 패킷요금을 지불하고 어플을 다운로드 후 영구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모바일 게임 시장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전기가 됐다.

◆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

초기 시장은 RPG게임, 간단한 퍼즐 류의 게임이 대세였다. 신산업인 탓에 저작권의 '개념'도 잡히지 않은 때라 오락실에서 흔히 즐기던 게임의 카피 게임이 넘쳐나던 때이기도 했다.

박지영 대표가 당시 주력했던 것은 모바일 게임의 이용자 층을 좀 더 넓히는 것. 휴대폰을 통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이어 젊은 모티즌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 개발과 보급에 주력한 것이다.

컴투스는 30대 이상 연령층을 겨냥한 '컴투스 맞고' 등 카드 게임을 제작, 시장에 선보였다. 2002년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독점라이센스 계약을 체결, 현존하는 국내 프로야구 선수의 데이터를 활용한 '컴투스 프로야구' 를 내놓았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테트리스의 국내 모바일 게임 제작 판권을 획득, 킬러 콘텐츠인 '모바일 테트리스'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러한 전략은 라이트 유저 층을 견인하는데 성공하며 컴투스를 유력 업체의 반열에 들게 했다.

◆ '창작'을 통해 모바일 게임의 도약을 이끌다

컴투스의 '오늘'을 이야기 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 바로 '붕어빵 타이쿤' 시리즈다. 이 게임은 0~9번까지의 숫자 키, 상·하·좌·우 버튼을 모두 활용하도록 해 휴대폰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게임으로 높이 평가 받았다.

'붕어빵 타이쿤'은 시리즈를 거듭하며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다른 개발사들은 경영시뮬레이션에 아케이드를 접목한 아류작들을 잇달아 내놓기에 이른다. 최근에는 한 온라인 게임사에서 '타이쿤'의 게임성을 차용한 온라인 게임을 선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지영 대표는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가 어느 정도 이뤄진 후 사업의 초점을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모바일에서만 구현 가능한 순수 창작게임의 개발에 맞췄다"며 "그 결과 '붕어빵 타이쿤'이라는 역작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후 '타이쿤'은 경영시뮬레이션에 아케이드를 접목한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총칭하는 고유명사로 자리잡았다.

업계 사상 최고의 킬러 콘텐츠로 평가받는 이 게임은 컴투스에 수십억원의 매출을 가져다 줬고 부동의 선두업체로 자리매김 하게끔 했다.

◆ 전환기에 접어든 시장... 끊임없는 진화를 모색한다

2004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환기를 맞았다. 2000년 이후 4년여 동안 지속되던 2D 싱글 다운로드 게임위주의 시장이 네트워크 게임과 3D게임위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는 제작기술과 단말환경의 발전, 높아진 유저들의 안목이 가져온 결과다.

3개월 내에 게임 제작을 완료, 시장에 선보이던 때는 옛말. 게임 제작에 투여되는 시간과 비용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업체들이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이는 만큼 '실적'이 나오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정된 시장 규모를 두고 업체들간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고, 이는 개별 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SKT와 KTF는 올해 들어 본격적인 3D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고 온라인 게임사, 포털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자본과 기술을 갖추지 못한 상당수 기존 업체에는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박지영 대표는 "단말 환경의 진화로 인해 서비스되는 게임의 패러다임 또한 바뀌기 마련이며 이에 대해 충분히 준비해왔다"며 "당장은 위기가 될지 모르지만 산업 전체를 보면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컴투스는 2003년 말부터 3D 게임 사업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3D 그래픽을 게임에 도입한 '크레이지 버스'에 이어 본격 3D 게임 '포춘골프'를 출시, 온라인 게임사들이 석권한 이동통신사의 3D 게임 서비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박대표는 "일시적인 시장의 난조는 개발사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기존 하드코어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진화된 서비스는 물론 새로운 유저층을 시장에 견인할 수 있는 재미있고 간단한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교통정리 아케이드 게임 '트래픽'을 선보인 데 이어 시뮬레이션 게임 '모바일 문명', 본격 호러 게임 '바이러스' 등을 출시했다.

RPG게임에 익숙치 못한 일반 이용자들을 겨냥해 턴제 방식의 시뮬레이션으로 제작한 '컴투스 삼국지'는 올해 컴투스가 출시한 최고의 역작.

삼국지의 캐릭터만 빌린 여타 게임과 달리,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에 맞게 유저가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박지영 대표는 "스토리 라인에 따라 평이한 난이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 모바일 게임에 익숙치 않은 유저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했다"며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출시한 '2006홈런왕 3D'는 최초의 '풀(Full) 3D 네트워크 게임'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야구 규칙을 모르는 이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홈런 더비만으로 게임 내용을 구성했고 이에 풀 3D 그래픽과 네트워크를 통한 대전이 가능토록 해 '진화의 결정판'이라고 할 만하다.

박지영 대표는 "현재의 시장 정체는 모바일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신규 유저층을 견인해야 극복가능한 부분"이라며 "컴투스는 물론 여러 업체들이 이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모바일 게임, 글로벌 시장을 노려라

컴투스는 2002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2002년 영국에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2003년 8월, 중국 북경에 현지합작법인 '양광가신'을 설립하며 '중원진출'을 도모했다. 올해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지사를 설립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까지 마친 상태다.

박지영 대표는 "국내 업체들이 우수한 개발력을 갖고 있지만 현재 국내 시장 규모로는 막대한 자본과 광범위한 유통망을 가진 해외의 메이저급 업체와 경쟁하기 어렵다"며 "지난 3년간 해외 진출을 위해 꾸준히 준비를 해왔고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컴투스는 지난 16일, 반포 메리어트 호텔에서 '중국 모바일게임 사업 설명회'를 열며 중국 시장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영일 이사는 "국내와 다른 현지 유통구조, 폰 용량의 차이로 인한 포팅의 문제 등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서 넘어야 할 장벽이 많았다"며 "지난 3년간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경쟁력을 키운 결과, 차이나모바일 등 주요 이동통신사에서 손꼽히는 퍼블리셔로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중국 업체들의 개발력이 우리의 것을 따라잡기 시작했고 내년 이후 휴대폰 게임 용량이 국내 환경의 그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될 전망"이라며 "바로 지금이 중원진출을 위한 적기인만큼 국내의 개발사들과 협력해 한국의 우수한 게임이 중국 시장을 석권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영 대표는 "현재 내수시장의 일시적인 정체는 재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이라며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선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서 협력하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면 산업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현 상황은 재도약을 위한 준비 기간"...박지영 컴투스 사장 "허들을 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소 어려워진 시장 상황에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현실입니다. 그러나 극복하지 못할 만큼 비관적인 상황 또한 결코 아닙니다."

박지영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돼 오는 시장 정체를 재도약을 위한 '성장통'으로 규정하고 있다. 어떠한 산업도 부침이 있기 마련이며, 지난 5년간 승승장구 해온 모바일 게임 산업이 첫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것을 "허들을 넘는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

"내수 시장 둔화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구매의욕 저하, 불법 복제 등 몇 가지 요인에 기인합니다. 유저들의 안목을 개발사들이 미처 채우지 못한 부분이 있고, 모바일 게임을 알리기 위한 일부 업체들의 '적절하지 못한' 마케팅이 일부 물의를 일으킨 것도 사실입니다."

컴투스는 '붕어빵 타이쿤'을 비롯한 창작게임, 대중적인 카드게임, '모바일 테트리스'로 대표되는 유명 라이센스 게임 등 '3박자'를 두루 갖추며 연 매출 100억대를 기록해왔다.

컴투스의 이러한 '성공방정식'을 업계에서는 '대박을 위한 삼위일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한 컴투스가 2005년에 선보인 라인업은 이전과는 차이를 보인다. 카드 게임 개발의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장르의 창작게임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것.

"현재의 시장 상황은 휴대폰을 통한 무선인터넷에 즐겨 접속하는 기존 유저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해서든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신규 유저를 창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최근 컴투스의 행보는 대중화를 통한 또 한 번의 도약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하반기에 출시한 '컴투스 삼국지'는 이러한 방향을 잘 보여준 게임이다. 게임빌, 엔텔리젼트 등 경쟁업체들이 하드코어 유저를 타깃으로 한 삼국지 게임을 내놓은 것과 달리, 게임을 처음 접한 이들도 무리없이 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낸 것. 박대표는 스토리 라인대로 '물흐르듯' 따라가며 즐기는 이 게임을 '읽는 삼국지 게임'이라고 평가한다.

"초기 시장에서 대중화를 위해 라이센스 게임 제작에 주력했고, 이후 모바일 고유 환경에 맞는 창작게임에 매진했습니다. 또 한차례 허들을 넘기 위해서, 새로운 유저 창출을 위해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입니다. 컴투스 뿐 아니라 많은 업체들이 이를 위해 노력한다면 현재의 시장 상황은 곧 호전되리라 확신합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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