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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 '라스트인치'에 눈떠라"...김종훈 벨연구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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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이나 10년 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미래 IT 기술을 연구하는 벨연구소 김종훈 사장은 2060년이면 전 세계 인구의 두뇌를 모두 합친 능력을 보유한 컴퓨터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벨연구소는 현재 냄새를 맡아 전송할 수 있는 센서, 눈동자를 따라 움직이는 나노 렌즈, 머리카락 굵기의 마이크로폰 등을 개발했다.

김종훈 사장은 앞으로 5~10년 후면 이러한 기술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휴대폰으로 상대방의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지난 4월 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벨연구소 소장으로 선임된 김종훈 사장이 방한, 13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조찬 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에서 'IT 강국'인 한국이 앞으로 연구 개발해야 할 분야로 '라스트 인치(last inch)'를 언급했다. 지금까지는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로 수많은 정보를 멀리, 그리고 빨리 보내는 데만 관심이 있었다. 이에 반해 컴퓨터와 인간이 서로 인터페이스(interface)하는 부분은 취약하다는 것.

"이전에는 브로드밴드를 기반으로 얼마나 멀리 네트워크를 연결하는가와 관련된 '라스트 마일(last mile)'이 화두였으나 앞으로는 이용자가 키보드 없이 구두로 PC와 호환하는 '라스트 인치' 구현이 미래 IT의 지향점이 될 것입니다."

수 천 억원대의 자산가로 알려진 김종훈 사장이 벨연구소로 온 것도 김 사장의 이러한 구상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9.11 테러 이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테러에 대처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까. 그래서 생각한 것이 휴대폰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갖고 있는 휴대폰에 온도와 습도 등의 변화에 반응하는 센서를 탑재한다면 각종 생화학 무기에 대한 정보를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죠. 하지만 이러한 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김종훈 사장은 IT기술의 발달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은 1천 달러 정도면 쥐 한마리 두뇌의 능력을 갖고 있는 컴퓨터를 살 수 있습니다. 25년 후에는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와 같아질 것입니다. 2060년이면 모든 인류의 두뇌와 같은 능력을 보유할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 나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김종훈 사장은 한국의 벤처기업들의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없어도 되는 '비타민'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진통제'와 같은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자신이 개발한 솔루션이 종전보다 2~3배 나은 것이면 진통제이지만 20~30% 개선된 것이라면 비타민입니다."

김종훈 사장은 또한 벤처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플랜(Plan)B'를 꼽았다. 원래 구상했던 계획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또 다른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것.

"대기업은 한두번 실패해도 회복할 수 있지만 벤처기업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벤처 회사들이 플랜A를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플랜B가 있어야 합니다. 실패하고 나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실리콘밸리 기업 1만개 중 기업공개(IPO)까지 가는 기업이 300개 정도인데 성공한 300개 기업 역시 대부분 한 두 번은 실패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김종훈 사장은 한국에서 밴처 붐이 일었다가 거품이 됐지만 실패한 기업가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종훈 사장은 1992년 설립한 ATM 장비 개발 업체인 유리시스템을 98년 루슨트에 매각했으며 루슨트에서 광대역 네트워크 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광네트워킹 사업 부문 사장을 거치며 루슨트의 차세대 네트워킹 시스템의 개발 생산 및 마케팅을 총괄했다.

김 사장은 2001년부터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전자 컴퓨터 공학과,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4월 벨연구소 사장으로 루슨트에 다시 합류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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