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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콕 찍은 '릴루미노' 상용화 성큼?…삼성, '메타버스' 재공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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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보조 위한 VR 기기 신제품 또 전파 인증…XR 사업 확대 움직임 가속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체험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던 저시력자 보조 기술이 적용된 가상현실(VR) 기기 '릴루미노'의 제품 상용화 시점을 두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VR, 증강현실(AR) 등 확장현실(XR)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7월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C랩 갤러리'를 찾아 '릴루미노'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7월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C랩 갤러리'를 찾아 '릴루미노'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릴루미노 글래스2(모델명 REL-G02)'에 대한 적합성 평가 적합등록 절차를 마쳤다. 앞서 지난 2020년 9월에도 'REL-G01'이란 모델로 적합등록을 마쳤으나, 상용화 되지 않은 채 좀 더 업그레이드 된 기기로 이번에 또 다시 적합등록을 받았다.

적합성평가는 전파법에 근거해 이동통신기기 등을 제외한 방송통신기자재를 제조 또는 판매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행정 처리다. 통상적으로 주요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직전에 적합성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이지만, 현재로선 제품을 상용화 할 계획이 없다"며 "현재 개발 단계인 기술로, 인체에 대한 보다 면밀한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이번에 전파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 '릴루미노 글래스'는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저시력자들의 시각 보조용 의료기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릴루미노(Relúmĭno)'라는 서비스를 먼저 공개한 바 있다. '릴루미노'라는 이름은 '빛을 다시 돌려주다'라는 뜻의 라틴어다.

릴루미노는 사내벤처 'C랩 인사이드'를 통해 선정된 시각장애인 시야 보조 프로젝트다. 2016년 5월 삼성전자 직원 3명으로 구성된 '기어 뷰 앤드 리드(Gear View & Read)' 팀이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 과제로 선발돼 1년여간 개발을 거쳐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안경에 탑재된 카메라가 이미지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스마트폰에선 이미지 확대·축소, 윤곽선 강조, 색상 대비·밝기 조정, 색상 반전 등을 거쳐 안경으로 전송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전맹을 제외한 1급에서 6급의 시각장애인들이 기존의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각보조용 의료기기는 릴루미노와 유사한 기능을 갖췄으나 가격이 1천만원 이상"이라며 "삼성전자가 안경 형태의 릴루미노 글래스를 내놓으면 관련 기기 가격을 크게 낮춰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갤럭시 기어 VR [사진=이영훈 기자]
갤럭시 기어 VR [사진=이영훈 기자]

릴루미노는 지난 2017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됐다. 2018년 1월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는 VR기기용 앱 서비스 외에 선글라스 형태의 '릴루미노 글래스' 시제품이 출품되기도 했다. 또 지난 2020년 7월 수원사업장을 찾은 이 회장이 'C랩 갤러리'를 찾아 해당 기술을 직접 체험해 주목 받았다.

아직까지 제품이 출시되진 않았으나, 지난해 5월 릴루미노가 '안과학 진료용 소프트웨어(SW)'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자 업계에선 출시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또 최근 해당 SW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VR 기기인 '릴루미노 글래스2'까지 제작돼 전파인증을 받자 출시 기대감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조만간 삼성전자가 '릴루미노 글래스2'를 앞세워 XR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했다. XR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주목도가 커지고 있는데, 현실과 같은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XR 기술이 필수로 꼽힌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말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2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언급했던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당시 한 부회장은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가 요즘 화두"라며 "삼성전자도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또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메타버스와 로봇을 신성장 사업으로 꼽고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지 메타버스 경험을 할 수 있게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메타와 손잡고 '기어 VR'을 선보였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2018년에도 VR 기기 '오딧세이 플러스'를 내놨지만, 이후 크게 시장을 확대하지 못하고 XR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21년 3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AR 기기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드는 등 메타버스 시장 재공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작년 초 해외 IT매체에 유출된 영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R 글라스 형태의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이 기기는 갤럭시워치 등과 호환이 가능하고, 영상 통화와 게임, 이메일 기능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0년 미국 특허청에 VR 헤드셋 브랜드로 추정되는 '갤럭시 스페이스'라는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관련 기업 투자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전기 등과 함께 미국 MR 전문기업 디지렌즈에 투자했으며 최근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AR 솔루션 업체인 아포스테라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AR(증강현실) 헤드셋 개발에도 나섰다. 네덜란드 매체 갤럭시클럽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SM-I120' 모델 번호를 가진 새로운 AR 헤드셋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삼성이 지난 1년 동안 개발해왔던 AR 헤드셋 프로토타입 SM-I110 후속 모델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키워드가 급부상하면서 VR·AR 관련 기술과 콘텐츠가 발전했고, 구글·애플·메타 등 글로벌 IT 공룡들도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최근 몇 년 새 시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350조원 규모로 성장할 XR 시장에서 중국·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조만간 관련 제품을 내놓고 대응에 나설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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